매거진 better life

정한 급여만으로 살아라

일상의 변론

by 윤소평변호사

부패인식지수가 OECD국가 중 최하위권에 속하는 나라, 웬만한 부패사건은 큰 부패라고 실감되지도 않는 나라. 그런 나라가 대한민국이라고 하니 참으로 씁쓸하다.


공무원의 직무행위를 매수할 수 없다는 직무행위의 불가매수성은 로마법적 기원, 공무원의 직무는 매수에 의해 훼손되어서는 안된다는 직무행위의 순수성은 게르만법적 기원을 두고 있는, 뇌물죄의 기본사상이다. 공직자의 직무행위가 공정해야 일반 국민이 이를 신뢰할 수 있게 된다.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그 임무에 위배'하여 돈을 받거나 이익을 취하고, 돈을 주거나 이익을 제공하는 경우 업무상 배임죄(형법 제356조), 배임수재죄와 배임증재죄 등으로 처벌된다(형법 제357조). 권한을 남용하고 신임관계를 위배한 여러 경우 중에 법률, 계약, 신의성실 원칙에 입각해 임무위배 행위를 한 경우 처벌하는 죄목들이다. 개인간의 관계에서도 신의를 지켜야 한다.


공무원들은 나랏돈으로 여행, 연수, 회식 등을 일삼으면서 발각되면 '재수없는 경우'에 걸린 것으로 반성보다는 푸념을, 정부지원금이 지원되는 각종 유치원, 요양원, 요양병원 등에서는 허위로 지원금을 받거나 재정을 자기 주머니처럼 여기는 것에 대해 죄책감보다는 '다들 그러니'라며 동질감 속에서 '재수없이' 걸렸다는 반성보다는 넋두리를 하는 지경이다.


인간은 가장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쪽으로 선택할수 있다면 그 선택을 따르는 것을 합리적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기심의 충족적 선택이 위법은 아니다. 하지만, 공정하고 이타적이어야 하는 영역에서는 합리적 이기심은 후퇴해야 한다.


높고 낮은 공정성이 요구되는 공직, 교육, 의료, 법조, 환경 등에서는 '정해진 급여만으로 살아라'라는 큰 명령을 기억에 새기고, 가슴에 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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