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의 회피불가능성

법과 생활

음주운전에 의한 사망사고, 교통사고에 대한 소식이 끊이지 않고 보도되고 있고, 음주운전으로 인해 과실치사죄를 범한 경우 최고 무기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로 제정되었다. 그리고 음주운전 삼진아웃제의 기준은 유죄확정판결의 횟수가 아니라 단속횟수라는 대법원 판결도 있었다. 

단언하건대, '술 마시기 전에 술마신 후 운전을 하겠다'라는 명확한 고의를 가지고 음주운전을 하는 사람은 없다고 본다. 음주운전을 해서는 안된다는 '보편적인 금언'을 모르는 사람도 없을 뿐더러 이를 어기고 음주전후에 일치된 의사를 가지고 음주운전을 하는 사람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주운전을 하여서는 안된다는 명령을 위반하는 사람들이 전혀 인연이 없는 제3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사건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A

A는 평소 말술인데다가 음주단속에 걸린 날은 진실로 소주 몇잔 밖에 마시지 않았고 최초 음주시각부터 최종 음주시각까지 2~3시간이 경과하였기 때문에 이 정도로는 음주단속수치에 위반되지 않을 뿐 아니라 이미 해독되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술을 마시지 않은 것처럼 정신은 명료하다고 느낀다.

B

B는 술을 한두잔이라도 마시면 대리운전을 부른다. 절대 음주운전을 하면 안되기 때문에 술을 마셨다면 음주량에 관계없이 직접 운전을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평소 실천해 왔다. 그런데, 음주단속에 걸린 날은 날도 추운데다가 대리기사연결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C

C는 친구들과 저녁을 먹으면서 소주를 마셨다. 이대로 헤어지기에는 아쉬우니 식당 근처에서 가볍게 맥주를 더 마시기로 했다. 맥주집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는 중에 전화가 왔다. 식당 주차장에서 차를 옮기라는 전화다. C는 급한데로 식당과 맥주집이 몇십미터에 불과하니 차를 운전해 맥주집으로 옮겨야 겠다고 생각한다. 

D

D는 물류운반일을 하고 있다. 새벽 4~5시에 기상해 오후 3~4시가 되면 일과가 끝난다. 저녁무렵 지인들을 만나 소주를 마셨다. 그리고 귀가해서 잠을 잤다. 자정이 조금 못된 시각이었다. 그리고, 평소처럼 일어나 물류창고를 향해 출근했다. 음주단속에 걸려 혈중알코올농도수치가 0.057%가 나왔다. 

E

E는 음주운전을 3회 이상하여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직접 운전을 하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오다가 거래처에서 낮에 납품된 기계에 하자가 있으니 조속히 와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운전을 할 수 없는 결격기간인데다가 저녁에 마신 술기운이 다 가시지 않았지만 한동안 쉬었으니 거래처와의 문제를 빨리 해결하고 돌아오면 되겠다는 생각에 직접 운전을 하다가 단속에 걸려 음주운전죄와 무면허운전죄로 기소가 되었다.

음주운전을 하게 된 경위에 대해 열거하자면 알파벳이 부족할 지경이다. 이토록 음주운전을 하게 된 이유와 동기, 그 과정에는 피치못할 사정이라는 것이 대부분 있다. 혹은 자신의 음주습관 때문에 기억을 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운전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음주운전은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회피불가능해 보인다. 내적인 요인이든, 외적인 요인이든 운전이 사회적 업무인 이상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따라서, 음주운전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음주습관을 고치거나 차량을 없애야 한다. 음주습관을 고친다는 것은 아예 금주생활을 하던지, 절주를 해야 한다. 절주는 상당한 의지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차량을 없앤다는 것은 차량을 처분해서 직접 운전할 차를 없애거나 술을 마시는 날에는 차량을 약속장소에 가지고 가지 않는 것이다. 실행에 옮기기 쉬운 일은 후자일 것이다. 

음주단속에 걸린 A부터 E까지의 내심의 변화를 시간순으로 요약하면, '하면 안되지'→'오늘은 술이 받네', '설마 안 걸리겠지'→'급한데 어쩌지, 하지만,'→'어쩔수 없네, 오늘만'. 이런 식이다. 음주운전행위를 용인하게 되는 이유, 신체상태가 어떻든 그 순간에 차가 없었다면 음주운전을 애시당초 할 수 없었을 것이고,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비극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아가 좀더 선제적으로 음주운전을 할지도 모르는 반복적 습벽을 가진 경우에는 술을 입에 대지 않는 것이 좋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