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변론
황금비(율)는 선분을 짧은 선분과 긴 선분을 나누었을 때, [짧은 선분 : 긴 선분 = 긴 선분 : 전체 선분]을 만족하는 선분의 분할에 대한 비를 의미한다. 긴 선분의 길이를 계산하면 1.618033989…가 되어 무한히 계속되는 (소)수가 된다. 이와 같이 1:1.618의 비율을 황금비율이라고 한다. 피타고라스는 이 비율을 인간이 가장 아름다운 비율로 여긴다고 생각했다.
인생의 황금비율은?
사람이 평균 100세까지 살수 있다고 가정하면, 1:1.618=X:100, X=61...이라는 결과를 얻게 된다. 100세라는 인생의 황금비율은 전체 선분 중 긴 선분을 60세 정도로 나눌 때, 인생이 안정적이고 균형있고, 아름다워(?) 보이는 황금비율을 갖는 셈이다.
현재 60세즈음에 있는 사람은 인생의 황금비율 지점에 있는 것이고, 이 지점에 아직 도착하지 못 했거나 이 지점을 지나쳤다면, 멀어질수록 황금비율에서 멀어지는 것으로 점차 덜 아름다워지게 된다.
황금비율은 기하학적인 의미뿐 아니라 미학적인 의미에서도 사용되는데, 후자로 사용되는 경우가 더 많다. 황금비율의 도출과정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황금비율에 들어맞는 비례와 비율은 존재할 수 없다. 1.618......무한히 소수점 이하 숫자가 계속되기 때문에 정확히 들어맞는 비율을 재현할 수 없다는 사실이 공식 자체로 이미 증명된 셈이다. 결국, 황금비라서 아름답다고 할 때는 근사치로 평가하는 것이고, 주관적 평가가 개입된 것이다.
다시 인생으로 돌아가서 평균수명이 100세에 도달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그 이전, 아버지 세대, 그 아버지의 아버지 세대는 대강 환갑 즈음에 유명을 달리하셨다. 황금비 지점에서 사망했다는 사실에 대해 죽음마저 예술이라고 할 사람은 없을 듯 하다. '100세'를 90세, 80세 등으로 치환하면 X는 더 작은 수치가 나오게 된다. 인생의 황금비는 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차피 황금비가 존재할 수 없음을 알면서도 환경을 둘러싼 사물, 사람, 레시피, 조건 등에 황금비라고 평가함으로써 그만큼 훌륭할 뿐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주는 것일 뿐, 정확하게 황금비로 맞아떨어진다는 사실을 나타내고자 함이 아님도 대부분 인식하고 있다.
인생의 황금비율은 결국 근사적인 주관적 평가에 의존한다는 작은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언제나 황금비율에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것은 인생을 살아가는 저마다의 주관적 평가에 달려 있다. 지금이 내 인생의 황금비 지점이라고 생각하면 가장 아름다울 수 있다. 현재는 아니고 언젠가일 것이라고 생각하면 만족스러운 지점은 찾기 어려울 수 있다. 어쩌면 죽을 때까지 그런 순간을 맞이하기란 불가능할 수도 있다.
지금이 바로 황금비를 맞이한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