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변론
중국 송나라 시대의 학자인 정자는 인생삼불행(人生三不幸)을 말한다. 소년등과(少年登科), 석부형제지세(席父兄弟之勢), 유고재능문장(有高才能文章)이 인생에서 세 가지 불행이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풀면 어린 나이에 일찍 출세해서 세상물정 모르고 행동하다가 여러 가지 이유로 실족하게 되는 것이 첫째 불행이고, 높은 권력과 부를 가진 부모형제를 두고 있어 이를 믿고 스스로 노력하며 살기 보다 그것에 의존하며 사는 것이 둘째 불행이고, 타고난 재능이 뛰어나 내실을 다지기 보다 그것을 믿고 세월을 보내는 것이 셋째 불행이다.
첫번째나 세번째의 불행은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조건, 생래적인 본인의 능력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본인의 자만과 교만의 문제에 국한되나, 사회적인 문제로 확대해서 비난할 수는 없다. 문제는 두번째 불행이다. 금수저로 태어난 것이 부러움의 대상이 아니라 불행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공정경쟁사회, 기회의 평등보장, 능력본위 사회. 우리 사회가 공정하고 투명해서 경쟁의 본질이 아닌 다른 요소가 사람의 평가에 있어 전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다면 금수저와 같은 조어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금수저가 더 많은 기회를 비밀리에 보장받고, 출발점도 불공평하게 점하면서 밤새 노력하는 흙수저들의 희망의 불씨를 앗아가버리는 것이 금수저의 문제이다. 금수저의 불행이 그 해당자들에게 귀결되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 귀결되는 것이 이 불행의 핵심이다.
부정한 청탁, 배경을 신뢰하여 도덕의식을 결여한 본인들. 자식이나 친척을 질좋은 일자리에 꽂아줄 수 있는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 자신의 능력이라고 치부하는 공직자들. 이 문제는 오랜 세월을 거쳐 해소되지 않았고, 미래에도 존재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불공정하고 은밀한 거래를 지양하고자 하는 사회적 노력과 자발적 의지가 전체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수 있다.
금수저 자체가 잘못은 아니다. 다만, 금수저로 인해 눈이 부셔 눈을 감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문제다. 금수저들의 불공정한 행위, 부정하고 은밀한 거래가 백일하에 드러나면 금수저 본인과 아울러 그 부모형제가 지탄을 받게 되고, 때로는 법적 책임도 부담해야 한다. 금수저는 불행이고 선망할 것이 아니라는 옛 성인의 지적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