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의 매력

일상의 변론

슈퍼맨이라는 캐릭터는 1938년경에 창조된 만화의 주인공이다. 초기 슈퍼맨은 자동차, 기차 등을 들어올리고 높은 건물을 한번에 뛰어넘는 정도의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지금처럼 하늘, 그리고 지구 밖의 우주까지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는 없었다. 그런데, 10년, 20년 슈퍼맨이 나이를 먹으면서(실제 나이를 먹어 늙은 모습으로 등장하지는 않지만)광속의 비행능력, 엄청난 청력, X-Ray 수준의 투시력, 눈에서 레이져 광선을 발사하는 능력, 호흡으로 사물을 얼려버리는 능력을 장착했다. 심지어 행성을 옮길 정도 수준의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슈퍼맨은 외계에서 온 존재인데, 신이 되어갔다. 그러나 오히려 사람들은 완벽하고 천하무적의 슈퍼맨에 대해 식상하기 시작했다. 

신적인 슈퍼맨의 추락한 인기와 권태를 극복하기 위해서 추가된 것이 슈퍼맨 고향별에서 메이드된 크립토나이트의 방사선이 슈퍼맨의 힘을 약화시키고, 일정한 한계를 초과하면 슈퍼맨을 죽일수도 있다는 약점, 슈퍼맨의 힘의 원천이 태양광이어서 밤에는 힘이 약간 약화되는 한계를 인정했다. 로이스는 슈퍼맨의 약점을 알고 난 후 그를 애처롭게 여기며 더욱 사랑한다. 

사람들로부터 인기를 수집하는 매력을 가진 영웅은 신적인 존재가 아닌 것이다. 한계가 없는 존재는 신일뿐 우리에게 환호를 이끌어내는 히어로와는 다른 것이다. 한계는 분명 약점이자 단점이다. 하지만, 한계가 존재한다는 점이 오히려 매력포인트라는 것이 역사적(?)으로 증명된 셈이다. 

진지하게 고민해 보면 완벽한 존재에게 다른 존재는 큰 의미가 없다. 한계가 있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매력을 느끼게 만들고, 또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필요로 하는 이유는 한계를 그 사람의 존재로 극복하거나 보충할 수 있을 듯한 믿음 때문이다. 그 사람의 한계를 알게 되면 오히려 그 사람이 좋아지는 이유도 같은 이유이다. 한계가 있다는 것은 어딘가 나약하고 제한적인 존재라는 사실이지만 매력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한계를 극복해야만 하는 대상으로 여기며 힘들어 해야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