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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결과에 대한 나름의 해석

윤소평변호사

by 윤소평변호사

* 존칭은 생략하기로 합니다.


이번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에게 한 표를 던졌다. 유승민, 주호영같은 후보자가 아니고서야 무소속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그리 높지는 않기 때문에 사표가 될 우려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당 편향적이었던 나는, 야당을 응원하기에는 그간 정치적 색을 버리는 것 같아 무소속 후보자에 한 표 더 했다. 우리 지역구의 무소속 후보자는 낙선했다.


개인적으로 각 대선후보자들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니 반론은 제기하지 않았으면 한다. 개인적인 생각은 그리 중요하지 않고, 감히 이런 화두를 놓고 무게감있는 말을 꺼낼 지위에 있지도 않다.



빅토리.jpg 역시 승리는 기분을 좋게 한다.


#1 문재인 기사회생(起死回生)


대선에서의 패배, 보궐선거에서의 패배 등 책임론에 입각해 당내 입지가 엷어져 사퇴의 위기까지 몰렸다가 김종인 카드를 내세워 신구 세력을 규합하고, 전력 누수를 최소화하여 여당보다 1석 더 많은 의석을 확보함으로써 기사회생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보아야 한다.


다만, 유방이 한신을 두고 고민하고 취했던 계책을 빛 좋은 구실로 실행에 옮겨야 하는 고민이 남았다.



시계머리사람.jpg 머리 속이 복잡한 이유는 욕심을 부리기 때문이다.


#2 김무성 차역여하 피역여하(此亦何如 彼亦何如)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는데 지대한 공을 세워 당내 입지를 굳건히 해 왔으나, 수첩인사, 경제적 배경지식의 부족에 기한 정책실패, 장기간의 불황, 외교력의 부족, 민주주의의 퇴보 등 각종 문제를 보여준 이번 정권과 구별선을 그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던 차에 이번 선거의 책임론을 적극 내세움으로써 대선행보에 새로운 발판을 마련했다고 보아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해도 해가 될 것이 없고, 이미 선거 전에 당대표 사직을 언급했고, 공천과정에서 비박계를 대변하는 기세를 보임으로써 이번 정권의 책임추궁 범위 밖으로 한 발 물러설 수 있기 때문에 금번 선거결과가 대권행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반작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보아야 한다.



물음표.jpg 어쩔 수 없이 협업을 했지만, 이익을 나누려니 고민이 된다.


#3 안철수, 천정배 동상이몽(同床異夢)


국민의당이 애초에 내세운 40석 이상의 의석확보에는 실패했지만, 얼추 비슷한 의석 38석을 확보함으로써 교섭단체를 꾸릴 수 있는 모양은 구비했다.


하지만, 백신으로 성공한 부산출신 안대표와 목포가 낳은 3대 천재로 불리는 천대표의 양자구도를 놓고 보면, 안대표의 입장에서 호남에서 몰표가 나온 상황이 그리 달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대선후보를 내야 하고, 필요에 의해 두 대표가 한 배를 타긴 했지만, 이제는 배를 나누어 타든, 한 배를 타든, 조타를 잡을 사람을 정해야 하는 문제가 남았다.



navigation-1048294_960_720.jpg 어디로 가야 하나


#4 여러 잠룡


김문수 지사는 너무 오랜기간 타향(경기도)에 머물렀기 때문에 대구사람들이 어색해 하는 것을 감지하지 못 했고, 한타임 쉬고 출마했으면 좋았을텐데, 조급함이 심각한 충격을 불렀다고 본다.


오세훈 후보는 나름대로 험로라고 판단해 종로로 출마를 했는데, 이쯤에서 개그맨 이경규의 한마디가 떠 오른다. "너무 오래 자리를 비우면 안 돼!". 박원순 시장이 연임하면서 전직 서울시장이라는 매리트도 없었는데, 왜 강북으로 출마를 한 것인지. 다만, 상대가 정세균이니 체면은 살린 것으로 보아야 하는것인지 모를 일이다.


이인제 후보는 7선 도전에 실패했고, 끈질긴 정치생명력에도 방전이 온 듯 하다. 어렸을 적 기억에 의하면 이인제 후보는 박정희 대통령과 흡사함을 표방해서 대권까지 도전했었는데, 이른 시기에 출마를 해서 인지 고배를 마셨다.


박원순 시장은 더민주당이 제1야당이 됨으로써 자신의 입지와 서울시장의 역할 수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형세판단에 고민을 몰두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5 유권자들의 정당에 대한 선호


이번 선거의 결과가, 유권자들이 특정 정당에 대한 선호를 본질적으로 변경하였다고 보기에는 어렵고, 더민주당이 주장하는 것처럼 금번 정권에 대한 심판으로 보기에도 어렵다는 것이 사견이다.


유권자들의 본질적이고 내재적인 생각은 여당이든, 야당이든 반성하라는 것이고, 스타급 의원들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 하고자 하는 것일 뿐, 유권자들의 본질적인 정당선호(여당선호, 야당선호, 보수, 진보적 성향 등)가 변화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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