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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better life

우리는 아프다 #7 예측불가

일상의 변론

by 윤소평변호사
내일보다 1년, 10년, 그 이후가 더 불안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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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실직, 퇴직, 사망하지 않았다면 내일도 오늘처럼 직장 어느 한 구석 책상에 앉아있다가 귀가한 후 하품하며 TV를 보다가 잠들게 될 것이 예상된다. 내일이 크게 불안하지 않는 이유는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년이 남아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1년이나 정년까지 삶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측가능하다. 다만, 큰 사고를 쳐 회사나 조직에 손해를 끼쳐 해고를 당한다면 예측은 빗나갈 수 있다.


비교적 단기간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미래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예측가능한 범위 내에 포함되기 때문에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이지만 지나칠 정도는 아닐 수 있다. 문제는 예측가능한 범위를 초과하는 보다 먼 미래의 상황이다. 밑 빠진 독에서 물이 빠지는 속도보다 물이 들어오는 속도가 빠른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에 구멍으로 빠지는 물의 양보다 넘치는 물의 양이 많아 용량을 잴 수가 없을 지경이다.


누구도 모범답안을 제시하지 못 하고 있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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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정보가 기술에 의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증가현상은 지구의 국지적인 부분에서 발생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수집하고 분석해야 할 정보량이 끔찍하게 많아서 인간의 분석능력으로는 처리가 불가능할 지경이다.


강대국의 지도자, 세계적 엘리트들이 미래에 대한 예측을 펼치고 있지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정확히 분석할 수 없기 때문에 그 예측을 무비판적으로 신뢰할 수도 없다. 그저 기술변화로 가까운 시일(대략 20~30년 이내)내에 많은 직업이 사라지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득원을 상실하게 될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이 공통분모일 뿐이다.


지적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조차 향후 펼쳐질 미래의 상황에 대해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없으니 평범한 사람들은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 속에 시간을 보낼 수 밖에 달리 대처방안이 없다. 자살율이 증가하고 우울증, 불안증세 등 정신질환을 앓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질적인 절대빈곤 상태에서 벗어났다는 역사적 경험을 하고 있으면서도 행복감을 느끼지 못 하는 이유일 것이다.


새로운 가치가 제시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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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보고 읽어보면 도통 인간의 가치가 향후에는 없어질 것이라는 이야기뿐이다. 우선 인간의 경제적 가치가 소멸한다. 기술이 그 자리를 꿰어찰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인간의 정서적 가치가 소멸한다. 가족을 제외하고 사람이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정서적 가치가 의미없어질 것이다. 어쩌면 가족에게도 예전과 같은 존재적 가치가 상실될 수도 있다.


시장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아 놓고 그 시장이 사람들을 퇴출시키는 상황이 벌어지면, 우리는 어떤 의미를 지닌 존재가 될까. 인간에 대한, 그리고 현실에 대한 새로운 가치부여가 절실하다. "여전히 생명을 지닌 당신은 저 하늘의 별보다 소중한 존재입니다"에서 왜 소중한 의미를 부여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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