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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평변호사 May 09. 2019

결혼이 좋은 거래가 아니라는 생각

일상의 변론

생계유지의 부담!

혼인율, 출산율이 저조해지는 이유는 결혼과 출산이 가져다 주는 이익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남자들은 결혼하면 맞벌이가 아닌 이상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 책임기간이 예전에는 불과 20~30년이었으나 평균수명의 연장으로 책임의 기한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가 없는 상태가 되었다.


남자들은 배우자, 자녀를 부양해야 한다는 강한 강박에 시달리게 되고 시퍼렇게 활력이 넘친다고 생각하지만 정년을 채우고 몸담던 직장에서 짐정리를 해야 한다. 본인의 생계유지는 물론 가족의 생계에 대한 걱정이 압박으로 작용하고 결혼, 출산은 이익을 남기는 장사가 아니라는 결론에 빠진다.


자존감의 상실!

여성은 대체로 육아와 가사를 부담한다. 물론 맞벌이 부부라면 그 일은 제3자에게 일부 부담시킬 수 있다. 여성은 출산으로 인해 경력이 단절될 염려가 있고, 아직 우리사회가 출산 후 귀환하는 여성을 환영해 주는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여성은 아이에게 젖을 물리고 정신적, 육체적 분신의 분뇨와 수면을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지만 일할 기회나 자아실현의 기회는 잃어버린다. 여성은 자존감을 점점 잃어가고 행복하지 않다. 결혼, 출산은 여러 측면에서 불이익한 계약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에 이른다.


여가없는 인생!


결혼, 출산이 이문이 남는 장사가 아니라는 생각에 빠지는 것이 이해가 된다. 결혼이라는 사건으로 인해 가족이 100세가 될 때까지 부양해야 한다면 남성들이 행복할 수가 없고, 출산까지 겹쳐 일할 기회와 자아실현의 계기를 상실한다면 여성들이 행복할 수가 없다.


여성이 일할 기회를 상실함으로써 손해를 가장 크게 보는 것은 여성이 아니라 남성이라는 견해도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인생을 배우는 시기와 배운 것을 활용해 먹고 사는 시기로 구분할 수 없는 시대이다. 일하면서 배우고 배운 것으로 일하면서 계속 배워 나가야 축적해 놓은 것을 까먹지 않고 100세까지 겨우 살 수 있다. 하지만, 단독으로 생계를 부담하고 있는 남성들이 다음 단계를 위해 배울 기회나 시간은 허락되지 않는다. 결국 일하지 않던 여성들도 밖으로 나서지 않는 한, 여성 자신에게나 남성에게 득이 될 것이 없다.


여가와 여력이 있어야 학습에 투자할 시간과 에너지가 남을 것인데, 한쪽은 부양 때문에, 한쪽은 좌절 때문에 다음 단계를 위한 준비는 첫발을 내딛기가 매우 어렵다. 충전과 도약을 위한 여가가 있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새로운 자산의 축적이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일할 수 있을 때 개미처럼 열심히 돈을 모아서 은퇴 후에 생계유지에 필요한 자금을 저축하는 것이 전형적인 패턴이었다. 하지만, 수명이 늘어난 반면 정년이 비례해서 연장되지 않기 때문에 자산저축만으로는 남은 생을 안락하게 보내기는 어려워졌다.


새로운 기술과 지식, 질병없는 건강한 신체, 장기간 정상적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뇌상태 유지 등 금융자산, 부동산 등 물질적 자산보다 무형의 자산이 더 중요하다. 다음단계를 계속 준비해야 하는 이유이다. 하지만, 결혼, 출산이 새로운 자산을 축적하는데 있어 장애물이 된다면 결혼은 내키지 않는 거래일 뿐이고, 혼인율, 출산율을 높이려는 정부의 정책은 예산만 낭비할 뿐 기대한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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