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변론
교육과 세뇌, 숫자 덕분에 우리는 사고의 자유를 제한받고 상상력을 일정 부분 도둑맞았다. 일정한 규율과 체제를 가진 조직 구성원으로 가입하려면 조직이 준수하는 규격에 맞는 인간이 되어야 한다. 학생, 직원, 국민은 크고 작은 규율과 합당한 사고체계를 가진 것으로 합격해야 구성원이 될 수 있다.
상상력의 구속!
교육은 사람을 규격에 맞는 평균 제조품을 만드는 역할을 하고, 세뇌는 특정한 목적과 동기를 위해 사고의 방향을 편향적으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 숫자는 조직 내 사람의 위치를 지정하고, 높은 자릿수에 올라가도록 경쟁을 야기한다.
보편적인 사유와 규격의 논리를 좇아 살다보면 개별 상상력은 구속을 받는다. 사고의 자유는 체내에 머물러 있는 동안만 허락된다. 사람은 현실에 안주하면 언젠가 질적, 양적 하향곡선의 물결을 타고 추락하게 되므로 최대한 깨어 있으면서 자신에게 양분을 주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열정을 불태워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방향이 규격제품이 되는 쪽이 되어서는 안된다.
계속해서 노를 저어라!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하고, 거기에 더해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는 무엇인가를 지속해야 한다는 교육과 세뇌는 사고를 구속하고, 상상력을 박탈해 몸과 마음을 지치게 만든다. 거부하면 숫자가 '가르침대로 따르지 않은 대가'라는 식으로 자유로운 사고, 상상의 선택결과를 여실히 보여준다.
우리가 몸과 마음에 일정한 '병'을 쌓아 두게 되는 이유는 지나칠 정도로 교육과 세뇌, 숫자의 조합체계가 우리 자신을 과소평가하도록 만들고 무가치하다고 평가하도록 드라이브를 걸면서 자괴감이나 자책감에 시달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상류쪽으로 계속해서 노를 젖지 않으면 너는 떠내려 가다가 폭포로 떨어지게 될거야!"라고 말하는 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무슨 짓이라도 하지 않고 사고의 자유를 누릴 기회를 허락하지 않는다. 자괴감, 자책감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기 위해서는 맹목적일지언정 무슨 짓이라도 하는 것이 낫다.
사고의 해방! 상상의 자유!
열정적으로 살아야 하고, 자신을 발전시켜야 하며, 성공한 사람들을 조금이라도 모방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교육, 세뇌, 숫자의 구속으로부터 벗어나 사고를 해방시키고, 상상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규격에 맞는 상품은 대량생산이 가능해 가격이 비싸지 않지만, 독특한 디자인의 제품은 소량으로 생산할 수 밖에 없고 값도 비싸다.
열심히 살지 않았다, 열정이 없다는 평가는 누가 하는 것이며 그런 평가의 정당한 근거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인가. 사회가 편하게 개별 존재들을 부려 먹고 지배계급의 편리를 위해 우리를 기만하고 있다는 생각은 해 본적이 없는가.
우리는 사고를 해방시켜 마음껏 상상하고 그렇게 살아가야 한다. 억누르고 규격에 맞으려고 가장된 열정, 열심으로 살아가는 척 하는 것은 너무 힘이 든다. 마음껏 사유의 자유를 누리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옳아 보인다. 자신을 존중하고 높여 줄 수 있는 존재는 엄격하게 자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