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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평변호사 Jun 07. 2019

위기일 때 기본을 지켜라 #7 리베이트

법과 생활

법인회생, 법인파산, 학원, 일반 회사 등에 대한 자문업무를 하다 보면 리베이트 문제가 사업에 있어 상당한 비용지출비율을 차지하지만 회계상 처리할 수가 없어서 가지급금 등으로 처리하는 경우들이 있다. 리베이트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경우도 있지만, 매출에 몇 %, 과도한 접대비, 선물, 골프 등 다양한 형태로 제공된다. 'GIVE & TAKE'는 한국정서상 엄격하게 근절되지 않고 상당히 왜곡되어 자리잡은 지하거래이기 때문에 무엇인가를 얻어내야 하는 쪽에서는 부당함을 알면서도 도장찍어줄 상대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할 수 밖에 없다. 비용처리도 되지 않는 수많은 비용들이 영세한 중소기업에게는 막대한 비용으로 작용해 합당한 영업이익이나 건전한 재무를 관리하는데 장애를 초래하기도 한다.


리베이트가 OK를 보장하는가?

중견기업, 대기업, 공기업 등에 수주를 따 내기 위해, 제조품 납품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건설수주(컨소시엄)를 위해 다양한 목적과 동기에 의해서 계약교섭과정을 이루어진다. 하지만, 어느 단계, 어느 인사에 따라 은근히 또는 명시적으로 리베이트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달라는 데 주지 않을 수 없는 계약, 줄 것 주고 계약체결하면 이익이라는 판단, 상부상조의 요건이 부합하면 리베이트는 현실화된다. 마치 계약이 확정적으로 체결된 듯 하고, 사업상 매출증가가 보장된 듯 하다. 하지만, 문제는 받아먹을 것 먹고 여러 이유와 핑계로 무산되는 경우, 리베이트가 들통나는 경우, 리베이트를 통해 수주가 되더라도 '쳐낼 능력'이 부족한 경우 등 리베이트의 제공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리베이트 규모가 크고 소기의 목적이 달성되지 못 하게 되면 영세한 기업은 휘청하게 된다. 때로는 리베이트 '먹튀'가 이루어져 사업상 필요한 경비가 부족해져 파산에 이르게 되는 경우도 있다. 리베이트가 OK의 확실성을 보장한다는 법도 없다. 불법하고 부당한 약속은 지켜야 할 구속이 없는 법이다.


객관적인 기업평가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인가!

개인적으로 우리 사회가 상당히 투명해지고 공정해졌다고 믿고 싶다. 아버지 세대보다는 확실히 그런 측면에서는 진일보했다. 하지만, 기업관련 업무를 주로 하는 변호사로서 현실을 보면 여전히 시장에는 '떡값'을 원하거나 요구하는 '갑'이 있고 '떡값을 줄테니 잘 봐달라'는 '을'이 존재한다.


객관적인 실적, 사업수행능력, 재무상태의 건전성, 대표자의 이력, 중소기업과의 상생, 그 상생을 위한 상위 기업의 내부 프로세스, 상하 기업의 구성원을 망라해 비즈니스적인 마인드와 철학을 통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계약이 체결되길 바라는 것은 제3자의 이상주의적 희망일까.


리베이트에 사용된 돈은 내역이 없다!

법인회생, 법인파산, 회사자문 등 업무를 하면 리베이트로 지출된 돈에 대해 회계처리를 위한 계정과목이 없어서 가지급금으로 처리하거나 주임종 단기채권 등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문제는 후일 리베이트 명목으로 지출된 금원이 대표자가 임의로 횡령하거나 사익으로 사용한 돈이 아님에도 이에 대한 소명 내지 증명을 하려면 자료가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영수증이 있을리 만무하고, 계좌이체 내역이 있을리가 없다. 오로지 법인 자금에서 유출된 내역만이 남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일부 금원은 접대비, 판관비 명목으로 소명할 수 있겠지만, 시일이 경과하거나 매출 중 일부로 감액시켜 놓지 않게 되면 법인 입장에서는 대여금 채권이 되거나 대표자가 임의사용한 돈으로 밖에는 인정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사업을 어떻게 해 왔는지는 업종별, 인사별로 다를 수 있다. 사업환경이나 업종에 따라 리베이트 내지 리베이트성 비용이 필요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사람들이 하는 일이 사업이니만큼 관계유지, 관계돈독을 위해 만남이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의 장수와 건강한 체질관리는 편법과 탈법, 음성적인 거래에 의하는 것보다 더디고 수익이 적다하더라도 바른 길을 걸을 때 발생할 것으로 믿는다. 실력과 객관적인 경쟁에 의한 계약체결과 협업이 문화적, 인식적으로 자리잡아 그림자가 많지 않은 사회가 되었으면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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