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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평변호사 Jun 07. 2019

변호사 천태만상 #1 일반인 수준의 전문가

일상의 변론

전문가, 전문직의 오류와 실태에 대해 많은 일반인들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 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경우가 많다. 변호사이기 때문에 변호사의 실태에 대해 각성과 반성의 기회를 가지고 일반인들이 변호사 선임에 대한 판별의 눈을 가지길 바란다. 나 자신은 물론 수많은 전문가들에게도 적용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미용실에 가면 미용사가 고객에게 질문을 먼저 한다. "어떤 스타일로 해 (머리를)드릴까요?". 고객이 요구하는 헤어스타일을 구현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말은 전혀 하지 않는다. 다만, 요구하는 헤어스타일대로 해당 미용사가 헤어스타일을 표현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 믿음의 결과는 마음에 들거나 들지 않거나 둘 중 하나이다. 그리고, 마음에 들지 않는 헤어가 표현될 경우, 다음번 미용실갈 때까지 내내 불쾌한 감정을 누르기 어렵다. 

전문가를 구별하는 방법은 매우 쉽다. 그리고 매우 어렵다. 모순적인 말을 한다고 할 수 있겠지만, 자격증이라는 것으로 전문가를 구별하기 쉽다. 하지만,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천차만별인 실력차이를 구별해 내기는 어렵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자격증을 신뢰하고 전문가로 선뜻 인정한뒤, 그의 지시를 따르고 결과는 만족 아니면 불만족이다. 


나도 이만큼은 하겠는걸~!

전문가는 일반인보다 높은 수준의 지식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야 마땅하다. 그런데, 변호사들 중 일정 비율의 변호사들은 당사자의 지식과 경험 수준을 넘지 못 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법적인 분야에 한정해서 하는 말이다. 당사자들이 인터넷 검색이나 여러 경로로 취합한 정보 이상의 일정한 전문적 식견과 견해를 보유해야 할 변호사가 당사자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어떤 의사를 찾아가면 늘 처방이 같거나 거의 비슷한 경우가 많다. 증상이 다르고, 체질이 다르지만 처방은 같다. 전문적 지식에 의한 조언과 견해가 매너리즘에 빠진 경우이다. 변호사 숫자가 증가하면서 선배변호사들로부터 제대로 노하우를 전수받지 못 하고, 삼삼오오 모여서 물어가며, 책이나 인터넷을 찾아가며 맡은 소송이나 법적 문제를 끄적거린다. 일반인들은 이 사실을 잘 알지 못 한다.


재판은 민사나 형사나 반드시 주장입증해야 할 요건이라는 것이 있다. 변호사는 이를 가려낼 줄 알아야 한다. 하지만, 변호사가 고민 끝에 정리한 쟁점이나 주장이라는 것이 당사자가 하는 말을 전사하는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있다. 당사자들은 자기 변호사가 자신이 할 말을 다 해 준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판사나 상대 변호사가 그 변호사를 보면 실력이 미천하다고 독백한다. 결과도 좋지 않다. 당사자나 일반인이 할 수 있는 수준 이상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어야 변호사다움일 것이다. 

변호사가 일반인이 추론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실력을 구비하고 있지 못 하다면, 수술경험이 없는 의사가 의학서적을 펼쳐 두고 환자를 수술하는 것이나 원하는 헤어스타일을 질문해 놓고 자기가 할 줄 아는 헤어스타일대로 머리를 자르는 미용사와 다를 바가 없다. 


전문가는 자신을 해당 분야에 있어서 전문가라고 말할 수 있기까지 수많은 노력, 학습, 세미나 참관, 강의나 강연 참석, 연구, 해외 사례 등에 대한 연구 등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그리고, 전문가는 자신만의 견해가 분명하게 있어야 한다. 그 견해는 논리와 논증 끝에 이룩된 것이어야 한다. 


전문가라고 자신을 소개할 때 부끄러움이 없는지 자신을 둘러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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