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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평변호사 Jun 05. 2019

변호사 천태만상 #3 인터넷 검색하는 변호사

일상의 변론

전문가, 전문직의 오류와 실태에 대해 많은 일반인들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 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경우가 많다. 변호사이기 때문에 변호사의 실태에 대해 각성과 반성의 기회를 가지고 일반인들이 변호사 선임에 대한 판별의 눈을 가지길 바란다. 나 자신은 물론 수많은 전문가들에게도 적용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키워드를 치는 변호사들~!

인터넷을 하기는 하지만, 나이가 있다보니 적확하게 인터넷 세대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여전히 화면으로 글을 보는 것보다 종이로 글을 읽는 것이 편하다. 


의사는 각 분야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환자들이 먼저 외과, 내과, 신경과 등을 구별해서 의사를 찾아간다. 하지만, 변호사의 경우 대부분 '올라운드 플레이어'이기 때문에 특정 분야의 전문이라고 간판에 써 붙이지 않는 이상 일반인들이 특정 변호사가 어느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는데,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대한변호사협회에서 변호사마다 일정한 요건 하에 2개의 전문분야인증을 해 주고 있다. 하지만, 그 인증이 전문적 실력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인증을 받지 않더라도 실력있는 변호사가 있고, 인증을 받았더라도 형편없는 변호사가 있기 때문이다. 


요즘 변호사들은 잘 모르는 부분, 쟁점, 분야에 대한 상담이나 의뢰를 받으면 가장 먼저 한다는 것이 인터넷에 해당 키워드를 검색하는 일이다. 그리고, 다른 전문가들이 홍보를 위해 써놓은 개략적인 글이나 메세지를 추려서 자신의 판단결과인양 일반인들에게 전달한다. 전문가로서의 자존심을 망각하고(그런 것이 내심에 있는지조차 의문이다), 일반인들처럼 키워드검색을 해서 정보를 얻은 뒤 사건을 맡아 처리하고 패소하면 뒷감당은 해당 당사자의 몫이 되어 버린다. 


모르면 모른다고 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연륜과 경험이 쌓이기까지 처음부터 전문성을 구비할 수는 없다. 시간과 경험이 필요한 것이 전문성을 갖추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다수 변호사들이 일단 아는 척을 한 다음 뒤로 분주하게 움직인다. 사건을 일단 맡고 해답은 나중에 찾아도 된다는 식이다. 사건수임이 어렵다 보니 일부 수긍가는 부분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모르면 모른다고 하고 해답을 찾을 기회를 허락받아 스스로 집약한 결과물을 일반인에게 설명한 뒤 선택의 열쇠는 일반인들에게 쥐어 주어야 한다. 알고 있는 것처럼, 해당 업무를 처리해 본 경험이 있는 것처럼 설레발을 먼저 치면 선택의 키는 해당 변호사가 쥐고 있는 셈이다. 


그럼, 당신은 어떻게 하는데?

배운 바로는 변호사는 법조인이기 때문에 우선 '법전'에서 시작해서 원서, 판례, 선배들의 경험담 등으로 문제해결방법을 찾아 나가야 한다. 쉽게 얻은 정보는 지식이나 경험이 될 수 없고, 그러한 정보는 망각이 빠르다. 


또한, 요즘은 데이터베이스가 좋아져서 해외 판례나 이론 등을 손쉽게 접할 수 있다. 원문을 긁어다가 번역기를 통해 대강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까지 하면 많은 시간이 흐른다. 그 사이 일반인이 다른 변호사에게 사건을 맡겨 버려 고객을 놓칠 수도 있다. 하지만, 지식은 쌓인 셈이다. 


연차가 적은 변호사들에게 리서치를 맡기면 인터넷 검색내용을 짜집기 해서 제시한다. 자신만의 의견도 없다. 변호사라면, 전문가라면 자신만의 의견과 처방이 있어야 한다. 게다가 인터넷 검색의 맹점은 대부분 홍보나 광고이기 때문에 알맹이는 쏘옥 빠져 있다. 궁금증을 유발시켜 일반인이 해당 전문가를 찾도록 하는 마케팅이다. 그런 것들을 검색해서 취합한 후 일반인들에게 전문가의 의견인양 제시하는 것은 전문가다움을 포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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