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Any essay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소평변호사 Jun 10. 2019

변호사 천태만상 #2 감정이입된 변호사

일상의 변론

전문가, 전문직의 오류와 실태에 대해 많은 일반인들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 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경우가 많다. 변호사이기 때문에 변호사의 실태에 대해 각성과 반성의 기회를 가지고 일반인들이 변호사 선임에 대한 판별의 눈을 가지길 바란다.  나 자신에게는 물론 수많은 전문가들에게도 적용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냉정과 열정 사이

예전 시니어 변호사님으로부터 한 마디 들은 기억이 난다. "의뢰인의 고통을 변호사의 고통인 것처럼 생각해라!". 그 때는 사건 당사자가 겪는 감정적 변이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 그 시니어 변호사님의 말처럼 당사자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처럼 생각해 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사건에 매몰되고, 감정에 치우쳐 개인적인 생활이나 심리는 물론, 업무 자체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웠다. 


사건 당사자나 환자의 고통을 헤아리려는 노력은 중요하다. 변호사는 사건 내외부에서 벌어지는 의뢰인에 관한 사항에 대해 전반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이 사건처리에 유리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10여년이 지나고 보니 열정을 가지되 보다 더 냉정해져야 질 필요가 있는 것이 전문가의 소양이라는 생각이 든다. 


감정이입이 심하면 예의가 없어진다!

변호사를 호칭하는 표현으로는 민사에서는 소송대리인이라고 하고, 형사에서는 변호인이라고 한다. 기업 등 자문을 해 줄 경우, 자문변호사 내지 고문변호사 등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런데, 사건이나 당사자의 감정에 매몰된 변호사는 상대방 변호사나 판사 등에 대해 예의를 상실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방 변호사는 대리인일 뿐, 사건의 당사자가 분명히 아니다. 물론, 판사도 사건을 배당받아 처리하는 것일 뿐, 사건의 당사자가 아니다. 


연차가 적거나 많거나를 떠나 재판부나 상대방 변호사에 대한 예의를 지키지 않는 변호사들이 있다. 변호사가 주장하는 내용들은 사건 당사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지 변호사 개인의 의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구별하지 못한 이유 때문이다. 그런 변호사는 아마츄어처럼 보이고, 형편없는 변호사라고 독백대상이 될 뿐이다. 


흥분은 분쟁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법적 분쟁뿐 아니라 어떤 일이든 감정에 치우쳐 흥분하면 그르칠 가능성이 높다. 변호사가 감정에 매몰되서 예의를 구비하지 못 하면 상대방 변호사 역시 기분이 상할 수 밖에 없고, 재판부 또한 좋은 이미지를 가질리가 없다. 반드시 판결보다 좋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이성적 대화나 조정의 기회를 상실할 수 있다. 


일도양단의 결과보다 절충안이 지혜로운 해법인 경우가 많다. 삶이 칼로 무자르듯 명쾌하고 명백하게 구분될 수 있는 경우보다 그 반대의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소송은 전혀 모르는 제3자와의 관계에서보다 알고 지내오던 사람들 사이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돈을 빌리는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