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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평변호사 May 12. 2016

바람피는 이유[관계][감정]

법과 생활

이혼하는 의뢰인과 상대방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다양한 이혼사유와 이혼에 대해 대처하는 다양한 모습들을 지켜보게 된다.


배우자 아닌 다른 이성과의 부적절한 관계!


그중에서 상대 배우자의 부정행위(남편이 다른 여자와, 아내가 다른 남자와 불륜을 저지르는 행위)로 이혼하는 경우에는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분명, 결혼할 즈음해서는 서로가 헤어지는 시기가 아쉽고, 하루가 멀다 하고 보고 싶어해서 결혼을 하게 되었을 것인데, 왜 바람을 피우는 것일까.


초기에는 피해자(부정행위를 한 배우자의 상대 배우자)인 당사자에게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었다.


배우자가 성적 매력과 관심을 자신에게 갖지 못 하게 하는 어떤 이유를 제공하지는 않았을까, 피해자가 자신을 꾸미고 가꾸는 등의 노력을 게을리 하지는 않았을까, 상대의 대화시도에 대해 무관심으로 일관하지는 않았을까 등등 상대 배우자가 다른 이성에게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던 동기 중 일부는 피해자에게도 있다는 그런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사건처리 숫자가 누적되고, 변호사 경력이 늘어감에 따라 이와 같은 생각은 져버리게 되었다.


상대가 바람을 피우는 이유는, 오로지 상대에게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이다.

결혼한 관계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연애관계에 있어서도 상대가 바람을 피울 수 있다. 소위 '양다리'를 걸치는 경우이다. 결혼한 경우에는 '양다리를 걸쳤다'는 표현보다는 '두 집 살림을 차렸다'는 표현을 더 흔히 쓰는 듯 하다.


상대가 바람을 피우는 이유는, 그 행위자에게 분노, 스트레스, 결핍, 섹스중독, 이성에 대한 편력 등 심리적, 생물학적 요인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상대가 바람을 피우는 이유는, 오롯이 그 행위자의 전적인 영역에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물론, 관계에서 소외당한 당사자, 즉, 피해자는 심적 고통을 받을 수 있다. 상대의 변화된 심경과 태도를 되돌리려는 노력을 할 수도 있고, 분노와 배신으로 맞대응을 할 수도 있다. 결국, 어떠한 태도를 취할 것이냐는 피해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


하지만, 상대가 바람을 피우는 것은 상대의 영역에서 발생하는 것이고, 그 이유 역시 상대에게 있다는 것을 수용한다면, 그 현상에 대해 피해자의 책임은 없는 것이고, 상대의 행위는 피해자에게 의미있는 행동이 아닌 것이다.


상대가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에 대해 자신의 감정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책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별, 이혼으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 문제는 당신 책임이 아닙니다. 전적인 책임은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문제때문입니다. 그러니, 상대방의 행위는 당신에게 아무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자책하거나 우울해 하실 필요가 없습니다"라고 말하고 싶다.


상대의 의미없는 행동에 자신의 감정을 휘둘려서는 안되고,
감정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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