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better life

반복적 일상이 주는 행복 3

일상의 변론

by 윤소평변호사

컨디션 난조, 일진의 사나움, 무기력, 계획의 실패와 같은 원하지 않는 일들이 벌어지는 그런 날이 있다. 몸도 무겁고, 마음도 지쳐 만사가 귀찮고 나아가 크고 작은 사고가 겹치고 부정적인 사건들이 발생하는 날이 있다. 밥맛도 없고, 살맛도 없다.


같은 날인듯 한데 결과는 다를까!

반복적 일상, 반복적 업무를 하기 때문에 예상치에서 크게 벗어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특별하고 예외적인 사건은 스케쥴에서 벗어나는 일정을 선택하지 않는 한 일어날 경우의 수가 거의 없어 보인다. 하지만, 늘상 주차하던 장소에서 다른 차를 긁거나 내 차를 스스로 긁히게 만들거나, 반복적으로 마주하는 사람들과 트러블이 생기고, 어제와 같은 오늘이라면 비슷한 수준의 감정변이로 하루가 끝나야 맞는 듯 한데, 썩 좋아지기는 커녕 그간 쌓아놓은 인내력마저 고갈시키는 그런 일들이 왜 생기는 것일까.


몸과 마음은 프로그램된 제한적인 행위를 수행하는 기계와 다르다. 매일 반복적인 날을 맞이하는 듯 보여도 어떤 날은 충분한 충전이, 어떤 날은 다소 부족한 충전으로 시작한다. 게다가 몸과 마음은 날마다 조금씩 다르게 프로그램되어 우리 자신에게 명령하고 있다. 반복적인 일상은 착각이고, 동일한 일상의 반복은 존재하지 않는 법이다.


무탈한 일상의 연속 자체가 행복이다!

반복적 일상에서 성취, 만족, 성공 등 원하는 것들이 지속된다면 더할나위가 없을 것이라는 것이 보편적인 상식이다. 실패, 사고, 불화 등 부정적인 사건들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것 또한 보편적인 상식이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면, 신경성 장염에 걸려 화장실을 달고 살거나 심각한 통증을 동반하는 많은 질병들로 고생하거나, 가족, 친구, 가까운 지인들의 병적 사건, 사망 등의 일들이 일상에 개입하면 그것으로부터 벗어나기만 하면 바랄 것이 없다고 여기게 된다.


가치없고 지루하고 누추하다고 여겼던 반복적 일상의 영위가 얼마나 소중했던가를 상기하게 된다. 부디 지금 겪고 있는 이 고통과 통증에서 벗어나서 '정상적'으로 생활할수만 있다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강하게 품게 된다.


무탈하고 무고한 일상,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맞이하는 아침, 그리고, 그 주변의 공기를 함께 나눠 마시는 사람들의 생존. 가끔 예기치 않은 '나쁜 일'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지나치게 낙심할 일은 아니다. 반복적 일상이 주는 행복이 다시 회복시켜 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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