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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평변호사 Jul 19. 2019

생활의 품격 #3 싸가지

일상의 변론

세상에 싸가지 없는 인간들이 너무 많다. 배움의 장단의 문제가 아니다. 지식의 함량 문제도 아니다. 오로지 개념이 탑재되지 않아 다른 사람들을 괴롭히고, 오직 자기 밖에 안중에 없는 부류의 인간들을 가리켜 '싸가지 없는 인간'이라고 부른다.


싸가지 없는 인간에게 통할 상식은 없다!

너무 허기가 지면 다른 사람의 허기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다. 생존을 위해 먹을 것을 갈구하는 갈급함은 타인을 배려할 여유를 발휘하게 할 힘이 없다. 이런 측면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타인의 사고흐름, 일의 진행, 의사표현의 내용, 컨디션 등을 단 한 차례도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자기 욕구와 이익, 호기심의 충족에 눈이 멀어 배려 따위는 안중에 없고, 제 것 챙기기에 급급해 타인을 방해한다. 이런 인간들은 예의도 없을 뿐 아니라 상식적이지도 않다. 누가 최초에 사용했는지 궁금할만큼 '싸가지가 없다'라는 표현은 입에 착 달라붙는다.


싸가지 없는 인간은 그보다 더 싸가지 없는 인간을 접함으로써 환장해 보아야 한다!

싸가지 있는 사람이 싸가지 없는 사람을 교화시킬 수 없다. 오히려 속만 끓일 뿐, 상종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그러다 보니 싸가지 없는 인간에 대한 교화와 개선, 최소한의 지적질은 많은 경우 간과되기 때문에 싸가지 없는 인간이 자신의 행동이 허용범위에 있는 것으로 착각하게 만든다. 자기 세계에 갇혀 싸가지 없는 사고체계를 더욱 공고하게 구축한다.


더 쎈 싸가지 없는 인간이 그와 대면함으로써 자신의 싸가지가 매우 무례하고, 무개념적이었음을 후회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교육, 계몽은 싸가지 없는 인간에게 무력하다. 싸가지 없는 인간에 대한 취급은 신의 경지에 오른 고매한 인격체가 다루지 않는 한, 범인들이 이들을 다루기란 무척 어렵다.


어제도, 오늘도, 아마 내일도 싸가지 없는 인간들 때문에 마음상할 일이 분명 재발할 것이다. 무시하면 그뿐이라고 여기지만, 잘 안된다. 선량하고 더 싸가지가 있는 사람들만 생각하는 것으로 무언가 허전하다.


"당신 참 싸가지가 없군요!". 확 쏴 붙이고 관계를 끝내고 싶다. 하지만, 싸가지가 조금 더 있는 자가 인내해야 할 줄로 안다. 싸가지의 본질은 배려와 인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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