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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평변호사 Jul 27. 2019

도시의, 도시에 의한, 도시를 위한

일상의 변론

북적거리는 도시를 떠나 한적한 곳으로 휴가를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목적 휴가지가 감상저으로 만족감이 들면 그곳으로 이사해서 살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까지 든다. 마치 제주도를 처음 관광가서 이국적 색채의 광경에 매료되어 제주도에서 살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하는 것과 같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놀러 가면 다 좋다. 일하지 않고 소비하고 방해적인 요소가 없다. 상사, 업무적 전화 등 평소 구속적 요소들로부터 자유로운 순간에, 풍광까지 낯설지만 아름다우니 그곳에 매료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엄청난 모기와 벌레, 그리고, 막상 그곳으로 이사해서 살게 되면 생계유지는 어떻게 무엇으로 할 것인가 진지한 고민에 빠지면 한번씩 관광으로 족하다라는 생각으로 마무리하게 된다. 

                    


                                        

도시라는 곳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자라고, 도시에서 부대끼며 사는 것이 뼈 속 깊숙하게, 뇌리에 습속처럼 새겨져 있기 때문에 도시를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간간하게 하더라도 막상 도시를 떠나는 것은 두려움의 화두이다. 도시의 깨끗함, 익숙함, 그리고, 편리함. 게다가 그곳에서의 일자리가 도시의 중력에서 벗어나는 행위를 도저히 할 수 없게 만든다. 


학군도 문제고, 학원도 문제고, 편의시설(병원, 극장, 몰, 백화점 등등)도 문제다. 여름 휴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도시탈출의 시기이다. "여행을 떠나요"의 절기다. 하지만, 과연 도시에 익숙한 우리가 도시를 영원히 떠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우리는 도시에 의한, 도시를 위한, 도시 한 복판에서 무거워진 어깨와 발걸음에 지쳐 도시를 벗어나고 싶은 욕망을 때때로 가슴에 품지만, 결코 도시를 떠나기란 실현하기 어려운 한낱 넋두리와 푸념에 불과하다. 


잠시 떠나는 이 도시를, 떠나고 돌아온 후에 '홈 스윗 홈'하게 될 것이다. 도시는 삭막하다고 표현하지만, 사실 막막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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