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Any essay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소평변호사 Aug 05. 2019

아베 마리아~~

일상의 변론

냉정하게 여러 각도에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경제, 자본, 힘 등 세상을 지배하는 원리에 입각해 약한 것은 강한 것에 지배당하게 되어 있다. 특히, 고대, 중세, 근대까지 부를 순식간에 축적할 수 있는 지름길은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었다. 부란 본질적으로 노동력과 토지였다. 그리고, 그에 부수하는 여러 산출물들이 전리품이다. 


싸움에서 지면 무엇인가를 빼앗기기 마련이다. 노예가 되고, 토지를 빼앗기고, 체제를 빼앗기는 것은 전쟁역사가 이미 여러 사람, 여러 책에서 제대로 정리가 되어 있는 스토리이다. 


호랑이(범)는 코끼리를 무서워 하고, 코끼리는 쥐를 무서워하고, 쥐는 고양이를 무서워하고, 고양이는 개를 무서워하고, 개는 호랑이를 무서워하여 다섯 마리의 짐승이 서로 눈치만 보는 형국을 오수부동격(五獸不動格)이라고 한다. 풍수적으로 좋은 입지를 가리킨다고 하는데, 풍수를 모르니 그렇다고 믿는다. 다만, 한마리라도 균형을 깰 경우, 다른 짐승도 위험에 처하게 되고, 위험에 처한 짐승은 연쇄적으로 이 대치국면과 균형을 파열시키는데 촉진제가 될 수 있다. 


오수 사이에 토끼!

기분좋게 '버니'라고 해두자. 우리나라를. 우리나라는 맹수 사이에 있다. 오수(五獸)사이에 있었다. 늘, 항상. 우리는 여러 차례, 일본에게 주거침입을 당했고, 주거를 점령당했다. 노동력을 착취당했고, 토지를 빼앗겼으며, 체제를 상실했다. 그런 역사적 시기가 있었다. 


아베 뿐만 아니라 일본의 보수는 전쟁에서 이겼으니 당연히 전리품을 쟁취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현재 시점에서는 아니었지만, 아베의 조상들이 그렇게 했기 때문에 힘의 논리상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아베를 비롯한 주위의 보수적 우익편향적 지도자들이 우리를 경시하는 태도에 대해 일침을 가하고 싶다.


오수의 입장에서

역지사지로 우리가 일본을 침략해서 점령한 사실이 있었고, 우리가 깔아준 철도며, 산업시설이며 근대화의 초석이라고 볼 수 있는 문명의 산물들을 남겨 놓은채 호랑이한테 패배해서 우리의 먹잇감이었던 일본을 방생해 주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런 일본이 우리나라 삼성같은 기업이 자기네들 노동력을 착취했으니 일본 최고재판소에서 임금 내놓으라는 판결을 내려 삼성의 일본지점에 대해 압류추심을 가한다면 우리는 어떤 조치를 취할까. "아 미안합니다. 우리가 잘못했네요"라고 순수하게 머리를 조아릴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볼 때, 우리네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일본의 취약점을 공격할 것이다. 과거 약정과 협정 따위는 빛바랜 것으로 무시해도 좋을 것이다. 제국주의의 결과, 희생되었던 다수의 국가들은 제국에 대해 반감이 있다. 한이 서려있다. 스타워즈의 제다이들도 제국에 반대한다. 


다시 우리나라 입장에서

명분을 얻기 위해 실리를 잃어버리는 것은 실리적인 외교도, 정치도 아니다. 물론, 가해자로부터 진지한 합의를 받아낼 필요는 분명히 있고, 가해자의 거만한 태도는 비난할 만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오수(五獸) 사이에 끼어 있는 유통국가이다. 자원이 없고, 수출과 수입의 그 접점에서 먹고 살아가야 하는 입장이다. 나는 나의 가족을 풍요롭게 먹여 살릴 수만 있다면 내 명분, 내 자존심 따위는 과감히 버릴 것이다. 


그리고, 나를 억압하는 힘센 상대를 확실하게 이길 수 있는 플랜과 역량이 갖추어 지기까지 굴욕을 내색하지 않으며 참을 것이다. 와신상담은 굴욕을 인내한 끝에 승리의 결과로 이어지는 이야기이다. 


나는 정치도, 경제도 잘 모른다. 내가 하고 있는 법률업무에 조금 식견이 있을 뿐이다. 나는 나의 아이들이 나보다 더 잘 살길 바랄 뿐이다. 그렇게만 될 수 있다면 내가 겪는 스트레스, 굴욕, 비난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비자발적 고생의 대가 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