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better life

죽음=끝 OR 시작 OR 완성

일상의 변론

by 윤소평변호사

생노병사에서 시작과 끝은 생과 사이다. BIRTH와 DEATH 사이에 희, 애, 락도 있을 것이나 여하튼 첫 페이지와 끝 페이지는 같다. 시집이나 산문집이나 첫과 끝이 있음은 동일하다.


사람에게 동일한 것은 생과 사를 경험한다는 것이다. 경험이 능동적인 느낌이 든다면 당한다로 바꾸어도 좋겠다. 삶과 죽음은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되었고 그렇게 될 사건이다. 차이가 있다면 죽음과의 거리뿐이다. 누군가는 삶에서 죽음이 가깝기도 하고, 누군가는 먼 거리를 걸어야 드디어 죽음을 만나게 되는 차이가 있다.


죽음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끝이다. 인생은 우연한 사건이고 그 속에 '나'라는 존재는 우연에 개입된 존재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죽음은 새로운 시작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종교에서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고 가르친다. 다만, 그 내용이 지옥으로 가느냐, 천국으로 가느냐, 아니면 다람쥐 쳇바퀴와 같은 윤회의 사슬에서 헤어날지 구속될지 모를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이다.

어떤 죽음은 의미를 찾는데 고생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급작스러운 사고로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인데, 비명횡사했다고 하기도 하는 그런 죽음 말이다. 꽃도 피워보지도 못한채 죽었다고 안타까워 하는 순간, 그 죽음은 의미를 찾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하다.


하지만, 죽음으로써 삶의 과정과 존재의 목표를 달성하는 존재도 있다. '다 이루었다'라고 말씀하신 예수님이나 환생을 꿈꾸는 그런 정신세계에 있는 사람은 죽음은 삶의 완성적인 의미에서 해피나 새드의 엔딩으로 의미가 부여된다. 의미있는 죽음을 통해서 삶의 과정과 그 존재의 가치가 추구한 목적이 완성되는 것이다. 죽음은 피할 수 없기도 하지만, 그런 경우에는 필수요소이다.

죽음이 어떤 의미를 부여받던지간에 끝이라는 사실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다만, 단순한 소멸이냐, 새로운 시작점이냐, 고매한 가치와 목표의 완성이냐는 선택사항이다. 죽음은 죽지 않은 사람에 의해 알려지거나 '죽음을 알리지 말라'는 유언에 의해 숨겨지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남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피할 수 없이 전해질 수 밖에 없다.


죽음이라는 계기로 생존자들에게 도움을 준 사실, 가르침을 준 사실, 정신적 교훈이 될 만한 사실 등이 부각된다면 구별기준을 떠나 죽음은 새로운 시작일 수도 있고, 끝이 아니라 연속일 수도 있겠다. 다만, 죽음이 그 존재의 완성이라고 하려면 보통 사람으로써는 인생을 참으로 열심히 살아야 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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