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괘씸죄

일상의 변론

by 윤소평변호사

성문법(법전)에는 규정되어 있지 않은, 불문율인 괘씸죄라는 것이 있다. 괘씸죄는 뚜렷한 정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이 동의하거나 긍정하는 죄이다. 괘씸죄는 기본적으로 상하관계, 예의와 예절이 준수되어야 하는 관계의 설정이 전제되어야 한다.


괘씸을 자각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군가의 말과 행동이 귀에 거슬리고 보기에 탐탁하지 않아 심적으로 불쾌감을 느낄 수 있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 대등한 지위에서 주로 배신감을 느끼듯, 지위고하가 명백히 존재하는 상황이나 관계에서 괘씸이 생기고 괘씸죄가 성립한다.


괘씸죄는 특정한 기준이 있는 듯 하면서 매우 주관적이어서 일관성이 없어 보이는 모순을 품고 있다. 누가 괘씸하다고 느끼는 것에 대해 긍정할 수 있는가 하면, 터무니없을 수가 있고, 괘씸죄에 대한 처벌이 수긍이 되는 측면도 있지만, 매우 부당하고 불합리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무엇이 괘씸한 언행인지에 대해 명확하지 않지만 막연한 관념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 관념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라고 하면 쉽지 않다. 마음에 걸리는 언행은 시적, 상황적 한계가 변화하면 그에 따라 변화하기 마련이다.


막연하지만 어슴프레한 관념에 입각해 요즘 괘씸죄로 의율하고 싶은 부류가 있다. 지위가 그들보다 낮고, 돈도 그들보다 없지만 위정자들이 참으로 괘씸하다. 입으로는 국민, 국민하면서 국민을 이분화하고 그네들 뜻에 따라 이익에 따라 전체적 국민을 부분적 국민으로 분화하는데 열심이다. 스스로도 멈출 수 없다는 듯 앞에서, 뒤에서 당기고 밀어댄다. 국민, 국민의 사유는 항상 변화하는 것이고 쉽게 반죽되었다가 잘개 쪼개지기도 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응집이 이분화된 연유에는 지도자들의 충분한 기여도가 인정된다. 나랏일하느라 고생한다고 칭찬을 들어도 시원하지 않을 판에 괘씸하다. 합의는 술먹고 사람을 때린 사람이나 사고를 친 사람만이 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지나치게 괘씸하니 괘씸죄가 점차 명확해져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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