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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평변호사 Sep 18. 2019

생활의 품격 # 젊은이들 VS 기성들

일상의 변론

편의상 20~30대를 젊은 세대라고 하고 그 이상은 기성세대라고 구분짓는다. 연령으로만 신구세대를 구별하는 것은 타당성이 하락하기는 하지만, 이것만큼 쉬운 구별기준이 없어서 이를 기준으로 보자면, 우리 사회는 신구간의 구별과 갈등이 지나치게 명확하다. 젊은이들은 기성세대를 부조리하고 사다리를 걷어차는 존재들로 여기고, 기성세대들은 젊은이들을 향해 철없고 잘 일궈온 나라를 망쳐버리는 존재로 치부한다. 


이와 같은 상호간의 불만은 어느 세대에나 존재해 왔고, 역사는 그러한 갈등을 통해 진행되어 왔음이 분명하다. 아버지가 하는 말은 분명 잔소리임에도 열심히 따르는 척하고, 아버지는 자신의 권위를 그런 반응에서 확인하는 것이다. 그리고, 과묵하게 자신을 희생해서 아들, 젊은이들을 이만큼 살 수 있도록 해 주었노라 알아주길 바램한다. 


근본적인 원인은 젊은 세대는 고치려들고, 세상을 부조리와 불공정한 것으로 평가해서 개혁, 개선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기성세대는 옛 것을 보존하고 지키려는 생각이 완고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함은 젊은 세대는 언젠가 기성이 되고, 기성이 되면 그 다음 젊은 세대로부터 같은 분노의 표적이 된다는 점이다. 


인생을 좀더 살아보면 인내심이라는 것이 저절로 길러진다. 인내심이란 불손함을 견뎌낸다는 것이 아니라 현상의 양쪽 측면을 골고루 보게 되는 눈을 가지게 된다는 뜻이다. 기성세대는 과거의 전통을 보존하고 싶어하는 열망이 강하지만 이를 책임있게 젊은 세대에게 설득하고 이해시키려는 책임을 다 하지 않는다. 그저 전통과 관습이 옳다고 강요만 하기 때문에 젊은 세대가 기성세대를 꼰대라고 평가할 수 밖에 없다. 


젊은 세대는 기성 세대가 그 또래와 시기에 가질 수 없었던 기술과 지식을 습득했다. 하지만, 인내심이 없기 때문에 기성 세대의 옛 것에 대한 보존욕을 이해하려 들지 않는다. 신규가입만큼 유지도 중요함에도, 누구나 그 과정을 경험했듯이 혈기와 열정만으로 세상을 단숨에 바꿀 수 있다는 신념이 지나치게 핏줄을 타고 흐른다. 


젊은이들과 기성들이 완전히 이해하고 공감하기는 불가능하다. 믿어도 좋다. 하지만, 기성세대가 먼저 신규가입을 위해 노력해야 하고, 과거를 전해 줄 책임을 실천해야 한다. 젊은 세대가 기성세대의 사정을 완전하게 이해할 수는 없더라도 좀더 관대할 필요는 있다. 


사회가 건강한 갈등을 통해 토론과 논쟁을 이어가는 것은 발전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결과책임을 상대방 진영에게 돌리기만 해서는 조화를 이룰 수 없을 것이다. 세상은 살아보니 흑백으로 구별되거나 이분적인 경우보다 매우 모호하고 다양한 것이라는 생각을 더 자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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