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Any essay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소평변호사 Oct 14. 2019

도덕적 결함

일상의 변론

요즘 수업시간에 도덕에 대해 공부하는지 모르겠지만, 학창시절에 도덕, 윤리과목이 있었고, 국가고시 1차 객관시험 과목에 윤리가 있었다. 그만큼 가식적이든 진지하든 도덕과 윤리를 내심의 수용상태와 무관하게 주입시키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에는 그 개념과 본질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없이 시험과목이니까 막연하게 암기했던 기억이 난다. 


도덕, 윤리에서 제외되지 않는 것들은 지나치게 어려운 주제어들이다. 주지학파, 주의학파, 의지론, 결정론, 에피쿠로스, 스토아, 4대 성인, 온갖 낯설고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을 두음법칙에 의해 암기하거나 각자 나름의 방식에 의해 외워야만 했다. 실천적인 것은 전혀 없었다. 지적 깨달음이 없는 지식은 실천력이 결여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이 시절을 마주 대하니 도덕이 무엇인지, 윤리가 무엇인지, 인간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보다 그 결여와 결함은 상당한 문제가 있다는 의식이 강하게 솟아 오른다. 도덕적 표본, 윤리적 인간이 실재하는지에 대한 궁금증보다 그 결함이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관념적, 감정적 정의가 가능해진다는 놀라운 사실에 놀랍다. 


우리가 이 시점에서 깨달은 사실과 경험은, 촛불의 성격이 두 가지이고 동일한 국적과 피부색을 가지고 곁에서 살고 있지만, 전혀 다른 가치관을 품고 살고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도덕적, 윤리적 결함이 사실로 확인되는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렇다고 생각되면 결함은 명확해진다는 사실 또한 깨닫게 되었다는 점이다.


보통 사람들에게 있어서 학력, 부의 정도는 매우 중요한 평가요소이지만, 보통이 아닌 사람들, 질적 저하라고 평가되는 사람의 부류(부랑자, 낭비자, 중독자, 폭력자 등)와 고차원적인 지적 소유자라고 평가되는 사람의 부류(재벌, 정치가, 교수, 지도자 등)에 있어서는 학력, 부의 정도는 그들을 평가하는 잣대로써 기능하지 못하는 듯 하다. 


여전히 추상적인 도덕, 윤리, 철학적 줄자가 늘이고 줄어들면서 그들에 대한 관점이자 시점임을 확인한다. 어찌되었든 타자를 지휘하려고 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도덕과 윤리는 매우 중요한 성분이고, 그 성분함량이 미달되면 바닥없이 추락될 수 있음을 확인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껍질과 노른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