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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하지 않은 부당

일상의 변론

by 윤소평변호사

불법이 인정되려면 용어 자체에서 내포하듯 '법'이 선재해야 한다. 성문법인든, 불문법이든 준수하기로 사회적 합의가 된 법이 존재해야 후순위로 불법이 정의될 수 있다. 그런데, 불법하다라고 평가하기 위해서는 법이 정한 요건에 충족하거나 위반되는 행위와 의식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행위와 의식이 증거라고 하는 물적, 인적 자료에 의해 증명되어야 비로소 불법이 명백해진다.


누군가 석연하지 않은 의사를 가지고 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법이 존재하지 않는한, 증거에 의해 증명되지 않는 한 벌할 수 없다. 그리고, 증명은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의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 '심증은 가는데, 물증이 없다'라고 할 때, 증명과정에서 빈곤을 겪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불법은 정의롭지 못 하고 불편(不偏)하며 부당한 집합 중에 가장 협소한 교집합의 영역이다. 불법하지 않다고 해서 누군가의 의사와 행위가 타당성을 인정받아 쉽게 수용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부당한지 여부, 불편(不偏)의 저울에서 치우치지 않았는지 여부를 가리는 문제는 남아있다.


당(當), 불편(不偏)의 기준에서 불법하지 않더라도 보편적 상식, 경험에 어긋나는 의사와 행위는 비난가능할 뿐 아니라 한 수 위의 도덕, 이성, 법 이외의 규범에 의하더라도 의사와 행위에 대해 비난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못된 사람'이라고 할 때, 최협의는 불법한 의사와 행위를 가리키기도 하지만, 상식과 경험에 위배되거나 도덕과 이성, 규범에 부합하지 않음을 지칭할 수도 있다. '양심의 털'이라는 개념은 불법, 불법하지 않은 부당, 불편(不偏)하지 못 한 처사의 은유이다.


불법이 아니라면 '하이패스'하더라도 무방하다는 생각과 고집은 우리도 지양해야 하지만, 우리보다 고귀한 사람들에게 더욱 지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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