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Any essay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소평변호사 Nov 15. 2019

총알 로비(bullet lobbying)

일상의 변론

총알 로비(bullet lobbying)란 사건발생, 수사 등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전문가를 수색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해결의 열쇠를 가지고 있는 사람, 예를 들면, 검사가 수사를 하고 있다면 그 검사와 친분이 있는, 친분이 돈독할수록 더 좋을 것으로 인맥을 찾고 섭외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정치인, 대기업 총수 등 총알 로비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전문가를 찾으려는 노력보다 수준이 덜 하더라도 경찰, 검사, 판사 등과 학맥, 지맥 등이 있는 변호사를 변호인단에 끼워 넣으려고 애를 쓴다. 그런데, 상류층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어도 일반인들도 인맥을 과시하는 사람들이 있고, 이를 통해 재산상 이익을 취하거나 실제 문제해결을 로비를 통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많다.


개인적으로도 의뢰인이 이미 검색을 다 한 후 판사, 검사와 학교 선후배, 연수원 기수 등이 맞아떨어진다는 점을 알고 사건을 맡기는 경험을 해 본적이 종종 있다. 정식이 아닌 비공식의 무엇인가를 해 달라는 취지이다. 일단, 사건을 맡기는 한다. 내가 유도한 것이 아니고 의뢰인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의뢰인의 동기는 계약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그것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그리고, 사건이 종결될 때까지 절대 아는 검사와 판사에게 문자 한 통 보내지 않는다.


다만, 열심히 사건을 파악하고 의뢰인이 처벌받지 않을 수 있는 사실, 처벌받아 마땅하다면 감형될 수 있는 길을 찾는다. 그리고, 이미 알고 있는 사실, 의뢰인이 내가 검사, 판사와 인맥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함구한다. 나아가 판사가 선배니 후배니, 검사와 친하다는 등의 말은 일절 하지 않는다.


실제 후배 판사를 오랜만에 만나서 점심약속을 정했는데, 먼저 연락이 왔다. "오빠! 오빠 사건이 저한테 배당되었어요! 점심은 사건 다 끝나고 먹어요!"라고 말한다. 이런 판사, 검사가 더 많다. 그러니까 시스템이 유지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나는 사건을 맡으면 담당검사와 판사에 대해 알아보는 수고(?)를 하지 않는다. 하다 보면 알게 되거니와 선후배, 친구라고 해서 사건에 대한 대응과 준비가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거의 대부분은 이렇게 산다. 그런데, 일부가 문제이다. 고액의 수임료, 총알 로비로 룰을 벗어나 딴짓거리를 하기 때문에 공분살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저 윗분들과 일부 못되먹은 일반인들이 있을 뿐, 대부분은 법대로, 양심에 따라 살고 있다. 믿어도 좋을 일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북한은 나라인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