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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평변호사 Nov 06. 2019

게임, 블록체인 업체, 소프트웨어 업체 등

법과 생활

게임(VR, AR 등)개발회사, 앱개발회사, 블록체인 관련기술 개발회사, 소프트웨어개발 회사 등 크게 IT업계라고 할 수 있는 회사들의 사정은 대동소이하다.


인건비 과다와 높은 이직율


게임업체, 블록체인, 소프트웨어 회사들은 개발인력에 대한 인건비가 다른 제조업 등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다. 대부분 개발인력이라고 할 수 있는 직원들은 나이가 상당히 어린 편이고, 기존 조직문화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는 문화에 익숙하지 않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적응, 순응, 수용하려는 자세나 사고가 다소 결여되어 있다.


회사의 사정이 좋지 않거나 사람들간의 트러블이 발생하면, 그리고, 좀더 높은 급여를 제시하는 회사로의 이직을 수월하게 한다. 물론, 높은 급여를 목적으로 이직하는 것은 비단 IT 업계만의 특징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인건비가 상당히 높고, 이직이 빈번한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특정 직원의 잦은 이직으로 기존 회사의 사정, 기술, 프로그램, 재정상태, 사업계획 등이 경쟁업체나 동종업체 등에 노출되기 쉽다.


고용의 경직성


높은 급여를 보장하기로 하고 개발인력을 채용하면 그 해당 직원에게 블록체인, 소프트웨어개발, 게임개발에 필요한 자질과 요건이 함유되어 있으면 다행이다. 하지만, 회사가 요구하는 개발능력과 업무처리능력이 결여되어 있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분명 이력상에는 소프트웨어, 게임회사, 블록체인 등 회사에 필요한 능력을 구비한 것으로 확인되지만, 막상 테스크를 주면 그 일을 수행하지 못 하거나 어설픈 흉내만 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대표이사들이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급여를 줄 수 밖에 없고, 회사의 요구능력 불충분으로 해고를 마음대로 할 수도 없다. 고용의 경직성은 어느 직종이나 마찬가지이지만, 높은 급여를 물고 있는 업종의 회사의 경우, 회사 운영의 장애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이런 이유로 증가된 고정비를 절감할 수 없게 되어 회생이나 파산을 하는 경우가 있다.


지속적인 비용지출 대비 매출 전무


블록체인, 게임, 소프트웨어개발 등은 그것의 개발기간 동안 내내 돈만 지출된다. 인건비, 사무실 차임, 전기세 등 각종 고정비용, 대출에 대한 원리금 등까지 합세하면 회사의 자금은 조만간 고갈된다. 개발기간이 길어질 것을 대비해 레버리지를 충분히 길게 계획했다고 하더라도 사업이라는 것이 뜻대로 되는 법이 잘 없다.


이런 경우, 지출비용, 채무만이 재무상태표에 남아 있고, 특별한 자산은 전혀 없으며 임차보증금 역시 다 까먹고 마이너스 상태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매출은 '0'이다. 생각보다 이런 컨디션인 IT 관련 회사들이 너무나 많다.


해당 제품과 기술의 낙후 - 주관적 생각


해당 제품, 기술, 게임의 출시 즈음되면 그것들이 시의적절해야 한다. 개발 등에 소요된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동안 소비자의 취향이나 패턴이 변화될 수도 있고, 개발된 창작물이 신선하지 않을 수도 있다.


게다가 IT 관련업에 종사하는 대표이사들은 대체로 나이가 젊은 편에 속하는데, 이들중 일부는 개발에 대한 주관적 편향을 가지고 있다. 자신이 꿈꾸는 창작물이 소비자도 동일하게 선호할 것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경우가 많다.


홍보비용 고갈


모든 난관을 극복하고 신선한 창작물을 드디어 만들어 내었다는 기쁨도 잠시 뿐이다. 창작물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홍보, 마케팅, 판촉 등에 필요한 자금이 필요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돈이 필요하다. 창작물이 세상 곳곳으로 퍼져서 박씨를 물어다 줄 그 순간까지 돈이 계속해서 지출된다.


고지가 코 앞인데, 더 이상의 운전자금이 없어 무너지는 회사들이 많다. 이미 개인재산도 다 털어넣은 상황이고, 대출할 수 있는 기관이나 친구, 부모는 여력이 없거나 더 이상 부끄러워 말도 못 부칠 지경이기 때문에 미련의 순간으로 넘어간다.


윤 변호사의 TIP


가산디지털단지, 논현동, 테헤란, 판교테크노밸리 등에 소재한 게임개발회사, 소프트웨어개발회사, 블록체인개발회사 등 대표이사와의 상담을 자주 한 끝에 이 업계의 회생이나 파산과정에서 공통적 요소를 기억을 더듬어 추려 보았다.


분명 대표이사의 책임, 창작물 자체의 문제만이 아니다. 이미 게임분야 등에 대기업이 포진해 들어와 있고, 대부분 고정 소비자들의 이용료로 겨우 버티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대부분이다. 더 이상 버티지 못 하고, 파산하는 경우 대표이사들과 대면하는 순간이다.


회생에 도전해 볼 수 있는 컨디션을 지닌 회사는 많지 않다. 왜냐하면, 회사가 어려워지면 개발인력들이 떠나기 때문이다. 서비스 유지 및 보수에도 여력이 없고, 매출창출과 증대를 위한 복안이 없기 때문에 IT 관련업 회사들은 추가적이고 대대적인 투자를 받지 않는 한, 회생의 여력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개인적으로 힘든 회사들만 접해서인지도 모르지만, 내가 겪은 실무적 경험은 어려움에 빠진 회사가 그 반대의 경우보다 더 많다는 사실뿐이다.


해답을 제시할 수는 없다. 다만, 주의점만을 열거할 수 밖에 없음에 한계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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