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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평변호사 Dec 12. 2019

인생의 전성기

일상의 변론

누군가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수치가 극대화된 특정한 시점과 사건이 발생하고 존재했던 시기가 전성기이다. 전성기가 죽을 때까지 지속된다면 그 인생은 자체로 행복할 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주목받는 삶일 것이다. 그런데, 행복의 극대점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시기, 사건, 물건, 성취 등은 지속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고, 우하향 곡선의 그래프를 그릴 확실성이 확실하다. 


삶에서 전성기, 좋았다고 후일 평가할만한 시기가 존재했다면, 그것을 인정하고 그리워하며 추억한다면 나머지 인생에서의 모든 경험과 순간은 전성기의 그것에 비하면 한 수 아래가 된다. 


박수를 받을 때, 정상에 서 있다고 느낄 때, 그래서 나는 지금 이 순간이 가급적 오래 지속되기를 바램하고, 착각으로 영원히 이 순간과 사건, 감정이 지속될 것이라고 신뢰해 보지만, 상한가를 친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듯, 삶에서도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개별적인 인생은 부모가 사랑을 나눈 결과 발생한 것으로 우연하고도 필연적인 것이었다. 그리고 주어진 인생에는 필연적이라고 여기거나 우연하다고 생각하는 수많은 경험과 사건의 연속이다. 그러다가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다. 누군가는 100년, 80년, 50년, 30년, 15년, 5년, 1시간 등 갖가지 텀으로 삶을 살다가 사라진다. 


내 인생의 최고의 순간이 과거 어느 시점과 사건이었다고 단정하면, 나머지 순간과 이어질 사건과 경험은 늘 차순위가 된다. 오히려 전성기가 내 삶에 아직 발생하지 않았고, 언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과 경험, 사건에서 오는 행복과 고통이 최대치는 아니라는 결론을 잠정적으로 내릴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우리는 미확정적인 행복의 극대점과 순간, 사건을 기대하며 삶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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