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변론
가식(假飾)은 말과 행동에 거짓이 있음을 뜻한다. 가식적인 사람, 가식을 떠는 사람은 내심의 내용과 외관의 표현이 불일치하는 사람이다. 속으로는 비아냥거리며 상대를 무시하는 마음을 품고 있으면서 겉으로는 친절하고 관대하게 상대를 대하는 척한다.
가식적인 사람은 속으로 분노와 증오를 가지고 있으나 이를 표출되지 않도록 자제(너무 긍정적인 표현일까)하면서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다가가 그들에게 관련이 없거나 실속이 없는 주제거리의 말을 한다. 면전에서는 칭찬하고 뒤에서는 씹어대고, 자신에게 부정적 평가를 내린 사람을 용서하는 척 하면서 돌아서서 기분나쁘게 치아를 드러내며 비웃는다.
가식적인 사람은 자신을 화나게 만든 사람에게 최대한 인내를 발휘해서 표정이 일그러지지 않도록 노력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되갚아 주려는 치밀한 계획을 꿈꾼다. 관대한 행세를 해서 부탁을 하면 수용가능성이 있음에도 이를 거절하고, 부탁을 할 때는 마치 상대가 들어주지 않아도 무관하지만 반드시 수용해 주도록 집요하게 요구한다.
가식적인 사람들은 입담이 좋아서 교묘하게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가십과정에서 자신은 험담의 공범이 아닌 척한다. 과거에 토해 낸 말을 기억하지 못 한다거나 그런 의미로 한 것이 아니라는 둥, 같이 목격한 사실을 불리하면 보지 못 했다고 하기도 하고, 들은 바를 듣지 못 했다고도 한다.
가식적인 사람이 지능이 떨어져 그 가식을 금새 알아챌 수 있다면 우리는 그와 거리를 둘 수 있거나 단절할 수 있겠지만, 높은 지능에서 우러난 가식은 구별하기 힘들다. 응큼한 속내를 가진 사람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는 언젠가 실망하거나 뒤통수를 얻어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