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평변호사
#1 권리를 가지고 있는 것과 그 행사방법은 구별해야
받을 돈이 있는데, 갚지를 않아서 욕을 좀 하거나, '네, 자식이 어느 학교에 다니는지 알고 있다!', 불량배를 동원한다던지, '돈 갚지 않으면 불을 지르겠다!' 라든지 폭행을 가한다든지 하여 돈을 받아내면 어떻게 될까.
#2 권리행사와 범죄성립의 여부
가. 채권회수와 관련하여 공갈죄를 인정한 판례
1) 피고인이 을로부터 피해자 갑에 대한 외상대금채권회수의 의뢰를 받고 이를 승낙한 다음 위 외상대금을 받아 주기 위하여 갑에게 을의 채무를 당장 갚고 나서 영업을 하라고 요구하고, 이를 갚기 전에는 영업을 할 수 없다 하면서 개새끼라고 욕을 하고 눈을 치켜뜨고 죽어볼래 하면서 갑의 멱살을 2, 3분 잡아 흔드는 등 겁을 먹게 하여 갑으로 하여금 금원을 을에게 교부하게 하였다면, 피고인의 위 소위는 공갈죄를 구성하는 것으로 이 행위가 단순히 채권회수를 위한 권리행사로서 사회통념상 용인된 행위라고는 할 수 없다(87도1656)
2) 정당한 권리가 있다 하더라도 그 권리행사에 빙자하여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어 협박을 수단으로 상대방을 외포시켜 재물의 교부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받는 경우와 같이 그 행위가 정당한 권리행사라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공갈죄가 성립된다고 할 것인바, 공사 수급인의 공사부실로 하자가 발생되어 도급인측에서 하자보수시까지 기성고 잔액의 지급을 거절하자 수급인이 일방적으로 공사를 중단하여 수급인에게 자신이 임의로 결가계산한 기성고 잔액 등 금 199,000,000원의 지급청구권이 있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비록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수급인이 권리행사에 빙자하여 도급인측에 대하여 비리를 관계기관에 고발하겠다는 내용의 협박 내지 사무실의 장시간 무단점거 및 직원들에 대한 폭행 등의 위법수단을 써서 기성고 공사대금 명목으로 금 80,000,000원을 교부받은 소위는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는 것으로서 이는 공갈죄에 해당한다(91도2127).
나. 공갈죄를 인정하지 않은 판례
국가안전기획부 직원이 아들 담임선생의 부탁을 받고 그 담임선생의 채무자에게 채무변제를 독촉하는 과정에서 다소 위협적인 말을 하였다 하더라도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고 할 수 없어 공갈죄가 성립되지 아니한다(93도2339).
다. 협박죄를 인정하지 않은 판례
피해자가 (갑)을 대리하여 동인 소유의 여관을 피고인에게 매도하고 피고인으로부터 계약금과 잔대금 일부를 수령하였는데 그 후 위 (갑)이 많은 부채로 도피해 버리고 동인의 채권자들이 채무변제를 요구하면서 위 여관을 점거하여 피고인에게 여관을 명도하기가 어렵게 되자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여관을 명도해 주던가 명도소송비용을 내놓지 않으면 고소하여 구속시키겠다고 말한 경우 피고인이 매도인의 대리인인 위 피해자에게 위 여관의 명도 또는 명도소송비용을 요구한 것은 매수인으로서 정당한 권리행사라 할 것이며 위와 같이 다소 위협적인 말을 하였다고 하여도 이는 사회통념상 용인될 정도의 것으로서 협박으로 볼 수 없다(84도648).
#3 권리행사의 수단과 방법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 내이어야
권리행사라는 정당한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수단이 사회상규상 상당하지 않으면 위법한 것이 되어 범죄가 성립될 수 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살펴보아야 하겠으나, 권리가 있다 하여 그 행사방법이 정당하지 않은 모든 경우에까지 용서되지는 않는다.
#4 손해배상청구권이 있더라도 행사방법이 상당해야
박씨(여, 24세)는 취업을 위해 면접을 보러 갔다가 강제추행을 당했다. 하지만, 고소를 하고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자신의 신상이 공개될까 염려되어 가해자와 원만히 합의를 하려고 했다.
박씨는 가해자가 추가적인 추행이나 강압적인 행동을 걱정해서 자신의 남자친구를 통해 합의를 하려고 하였다.
박씨의 남자친구는 자신의 여자친구가 가해자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말을 듣고 너무 화가 난 나머지 가해자에게 욕설을 퍼부었고, 언제까지 합의금 500만원을 달라고 했다. 하지만, 가해자가 약속한 날짜에 합의금을 지급하지 않자, 박씨의 남자친구는 가해자에게 1,000만원을 요구하였고, 가해자가 차일피일 미루자 합의금을 5,000만원까지 올렸다.
가해자가 합의금을 지급하지 않고, 합의금이 올라가는 동안 박씨의 남자친구의 가해자에 대한 욕설과 협박은 더욱 심해졌다.
가해자는 박씨의 남자친구를 공갈죄로 고소를 했다. 사실 피해자는 박씨임에도 박씨의 남자친구를 피의자로 수사를 받았고, 공갈미수죄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송치되었다.
#5 훈계 목적을 넘은 지나친 징계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김씨는 통학버스를 운전하며 원생들을 데리고 운전을 하던 중 정차해 있던 사이 중학생들이 태권도장 승합차를 발로 걷어찼다. 태권도장 사범은 이에 화가 나 중학생들을 자신의 도장으로 데리고 가서 반성문을 쓰라고 했다.
중학생들이 승합차를 발로 걷어 찬 것이 여부가 후일 다툼의 대상이 되지만, 증거가 불분명한 것으로 판명이 난다.
그런데, 김씨의 행위가 여기까지는 수긍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었으나, 추가적으로 다시 중학생들을 자신의 도장으로 불러서 재차 반성문과 성인들간의 합의서 형식으로 승합차 손괴에 대한 책임까지 인정한다는 내용을 작성하라고 했다.
중학생의 학부모는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어 김씨를 강요죄로 고소를 했고, 김씨는 강요죄로 처벌받았고, 위자료 청구소송까지 당해 1,000만원을 지급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