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변론
여우는 약삭빠르고 먹이를 찾거나 획득함에 있어서 다양한 방법을 구사한다. 그런데, 어릴 적 우리가 접했던 동화, 우화를 보면 여우는 여러 전략을 구사하다가 그 전략들이 '잔꾀'에 불과함이 명백해져서 목적달성을 이루지 못 한다는 결말이 많다. 오로지 여우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여우같은 마누라랑은 살아도 곰같은 마누라와는 못 산다"라고 할 때 뿐인듯 하다.
그런데, 고슴도치는 아주 단순한 방법을 선택해서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여우는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고슴도치는 중요한 한 가지를 안다". UC 버클리 대학의 필립 테틀락 교수가 이 현상을 통계적으로 연구했다.
그리고, 그는 정치, 경제 권위자들이 내놓는 정책이나 예측은 동전 던지기보다 나을 것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고를 거시적으로 하면 중요한 요소를 간과할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견해를 내 놓았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플랜 A, 플랜 B, C 등 여러 전략을 구사하여야만 실패를 대비할 수 있고, 실패로 인한 만회나 피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지극히 긍정할 만한 말이고, 사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러 전략과 방법을 쓰다 보면 목표를 달성하기는 커녕 뒤죽박죽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 큰 점 하나를 바라보고 단순한 전략으로 지속적인 실행을 하다 보면 둔탁해 보이지만, 종국에는 목표지점에 가 닿아 있게 된다.
이를 두고 '여우와 고슴도치의 함정'이라고 부른다. 인생고수들을 보면 여러 가지 전략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는 듯 보이지만, 그들이 하는 외견상 다양해 보이는 것들이 결국에는 "중요한 하나"를 위한 연결고리에 얽혀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삶은 짧은 듯 하면서도 길다. 인생이라는 화폭을 채워 나가는게 사는 것이다. 거시적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중요한 요소를 놓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해 낼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