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가 나타났다!"

일상의 변론

by 윤소평변호사

이솝 우화에 양치기 소년의 장난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양치기 소년은 양치는 일이 무료했는지, "늑대가 나타났다!"라고 소리쳤다. 마을사람들은 놀라서 숨거나 대비를 했다. 양치기 소년은 자신의 거짓말에 반응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보면서 재미를 느꼈다. 아마 개인적인 기억에 의하면 2번이나 거짓말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실제 늑대가 나타난 경우이다. 양치기 소년은 황급히 "늑대가 나타났다!"라고 소리치며 사람들에게 경고했다. 하지만, 이전에 속아 넘어간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실제 늑대무리가 나타났다는 진실된 경고를 무시했다. 결과는 늑대무리가 양들을 잡아먹고, 양치기 소년도 잡아먹었다.


이 우화는 단순히 거짓말을 하면 안된다는 1차적인 교훈에 그치지 않는다. 언론, 지도자 등이 거짓말을 하게 되면 대중은 거짓에 속은 경험을 바탕으로 진정한 메세지와 경고를 무시하게 되는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무서운 이론이 내재해 있다.


언론의 허위와 지도자들의 거짓말에 속아넘어간 국민들의 경험은 나이가 든 사람일수록 누적경험횟수가 많을 것이다. 그런데, 진정한 언론과 참된 지도자가 실제 존재하는 인지된 문제를 알리고, 그 해결을 시도하려고 대중을 설득하더라도 이미 거짓말에 수차례 속아넘어간 대중들이 이조차도 무시해 버린다면 인지된 문제해결의 실패, 그리고, 나아가 국가정책의 실패, 그릇된 지도자의 선택으로 인한 비합리적인 문제해결로 인한 전체적인 불이익과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과장되게 말하자면 "나라가 망한다". 그럴수도 있다.


우리가 당면한 문제는 수일 내로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1년, 10년, 때로는 장기간에 걸쳐 모두가 노력해도 해결될 가능성을 타진해 보기 어려운 것들도 있다.


국민을 개별적으로 쪼개어 놓고 보면 대체로 문제를 올바르게 인지하고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으려고 시도하지만, 집단, 군중, 패거리에 합류하는 순간 합리성을 상실하는 경우가 많다. 선전과 선동, 군중심리의 작용으로 고독할 때 발휘되던 합리성은 묻혀 버리고, 속한 집단의 심리를 무작정 따라가게 된다.


일단 어느 군중, 집단에 속하게 되면 상호작용이 일어나고 의심과 비판은 돌출된 것으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크고, 서로간에 착각을 공유하고 조속한 합의에 의한 단체행동으로 결속을 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사회 전체, 국민 전체의 관점에서 가장 유리한 해결책을 찾지 못 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편에게 불이익하더라도 우리편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하게 된다.


이러한 행위태양과 사고방식은 국민, 국가라는 통일적인 세상의 관점에서 볼 때,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현상은 위와 같다. 우리는 양치기 소년이 "늑대가 나타났다!"라고 할 때마다 기망당한 경험을 잊어버리고 언제든지 면밀하게 확인하고 대비해야 한다. 열중 거짓말 중 하나는 진실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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