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Any essay

정치인이 되는 쉬운 지름길

일상의 변론

by 윤소평변호사

국회의원, 지자체장 등이 되고 싶다면 가장 쉬운 방법을 알려 줄 수 있다. 자기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만족시켜 주면 된다. "그런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고". 한다면 이렇게 답해 주고 싶다.


"제가 국회의원, 대통령, 경기도지사가 되면 복지혜택을 늘리고, 가난하고 헐벗은 사람들이 좀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해 주겠습니다. 약속드립니다. 그리고, 그동안 많은 세금을 내온 기업인, 상류층에 대해서는 감세정책을 실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정견발표를 하면 된다. 유권자들은 정치인이 자기네들에게 무엇을 줄 지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그에게 표를 준다. 저런 정치인은 실제 정치인이 된다. 그리고, 약속대로 할 수 있다. 정부지출을 늘리고, 세금은 감면한다.


자! 이제 아무나 정치인이 될 수 있다. 인기폭발이니까. 과연 모두가 해피한 잠깐의 순간이 지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바로 예산적자가 생긴다. 국가의 부채가 늘어난다. 엄청난 예산이 필요한 공약들로 정권을 손에 쥐게 된 후 공약을 실천하느라 정부지출을 늘린다. 내 돈 아니니까. 초반에는 모든 국민이 만족할 수 있다. 세금 적게 내지, 임금 올랐지, 기초수급도 올랐지, 정규직되었지 얼마나 좋은가.


그럼, 국가의 적자는 누가 메우나. 받은 거 토해 내거나 다시 증세, 임금삭감, 정규직에서 비정규직으로의 전환 등을 해야 한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 줬다가 빼앗는 것은 모양이 빠질 뿐 아니라 다음 정권취득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제 예산적자와 국가의 부채 문제는 저 미래세대에게 전가된다. 나는 세금을 감면받고, 임금 오르고, 정규직이 되었지만, 바로 우리 아이들이, 내 새끼들이 정치인들이 표몰이로 행한 행적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그래서, 보수는 점진적이고 덜 자극적인 반면, 진보는 개혁적이고 자극적인 것으로 느껴지는 법이다. 사실 보수와 진보로 구별하는 것도 의미는 없다. 정권획득이라면 누구나 저 따위 식으로 할 마음의 태세가 되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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