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변론
피땀흘려 노력해도 노력 이전의 상태와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는 느낌을 받는다. 노력에는 보상이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고 그 이전보다는 나아진 상태가 되어야 만족스러운 법인데, 결핍을 느낀다. 심리학적으로 이를 '쾌락의 쳇바퀴'라고 하는데, 사람들은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지만 실제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학자들은 항상 어려운 말을 작출해 내기 때문에 쉽고 진리인 우리식 표현으로 하자면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한다'가 훨씬 더 파악 와 닿는다. 열심히 일해도 달라지지 않는 현실. 위치. 자산. 그러니 의욕은 감소하고 열심은 냉랭해진다.
그런데, 열심히 무엇인가를 했음에도 달라진 것이 전혀 없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든다. 행동에는 결과가 따르기 마련이고 작은 몸짓에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발생하기 마련이다. 열심의 결과를 감지하지 못한다면 그 대상과 목표가 무엇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수입자동차, 위치좋은 넓은 아파트, 승진, 주식가치의 상승, 청약의 당첨과 수분양 등 그야말로 세속적인 만족과 쾌감, 전적으로 육감적인 것들이 실현되지 않거나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노력과 열심 이후의 달라진 것들을 인지하지 못 하는 것은 아닐까.
만약, 수입자동차를 몰고 너른 아파트에 살게 되었다고 하자. 진실로 그 만족과 쾌감은 즉각적으로 다가올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또다시 결핍을 느끼게 된다. 그토록 원하던 쳇바퀴로부터의 탈출이었건만, 다시 쳇바퀴 안으로 스스로 들어가게 된다. 세상적 욕망이라는 것에 마침표가 없기 때문이다.
분명 세상에 얻을 수 있는 행복을 다 얻은 듯 했는데, 그 행복이라는 것이 점차로 작아지고 그것에 대해 둔감해져간다. 벤츠 C클래스를 타면 E클래스, S클래스가 갖고 싶어진다. 화장실 2개, 방4개짜리 아파트에 살고 싶어 그 소망이 이루어졌지만, 이제는 테라스가 있는 그런 집에서 살고 싶어진다. 욕망에는 한계가 없다. 그래서, 우리는 '쾌락의 쳇바퀴'에 스스로 몸을 던져 열심히 또다시 무엇인가를 하게 된다. 이 문제는 단순히 생활부품, 의식주에 한정되지 않는다. 권력도 마찬가지이다. 세상적인 것에 대한 감정적 대응으로는 진정한 행복에 도달할 수 없다. 이런 상태로는 가지면 행복이 사라진다. 누리면 행복이 사라진다. 가지고 누리게 되는 순간, 결핍이 생길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인간으로서 육체적 영역과 정신적 영역을 구분해서 조화를 꾀하면서 정신적 가치에 열심이어야 한다. 정신적 가치가 반드시 종교, 신학, 철학적 가치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자신을 구분지을 수 있는, 평온을 가져다 주는 그 무엇이면 된다. 오로지 인간만이 유일하게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정신적 감응, 감흥이 행복이라고하는 추상적인 것을 좀더 구체화할 수 있다. 물질(부와 권력)에 대한 감정적 반응은 쉽게 사라질 뿐이다. 쾌락의 쳇바퀴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평온을 가져다 주는 나만의 정신적 그 무엇의 발견과 추구, 유지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