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Any essay

[엉터리세상, 소중한 내 인생] #11 선택적 도덕

일상의 변론

by 윤소평변호사


도덕이란 무엇인가. 도덕이란 인간이 지켜야 할 도리 또는 바람직한 행동기준, 어학사전에는 사회의 구성원들이 양심, 사회적 여론, 관습 따위에 비추어 스스로 마땅히 지켜야 할 행동 준칙이나 규범의 총체, 외적 강제력을 갖는 법률과 달리 각자의 내면적 원리로서 작용하며, 또 종교와 달리 초월자와의 관계가 아닌 인간 상호 관계를 규정한다.


도덕의 개념이 참 어렵다. 키워드를 개인적으로 추출하자면 도리, 바람직, 양심, 규범, 내면의 원리, 인간관계에 중력처럼 작용하는 추상적인 것들이 도덕을 구성하고 있다. 180cm인 사람에게 170cm는 작은 사람이고, 후자에게 165cm인 사람은 더 작은 사람이다. 도덕개념이 오직 하나이고, 그 개념에 만장일치한다면, 도덕을 준수하기가 용이하고, 비도덕적인 사람을 구별해 내기란 매우 쉬운 퀴즈일 것이다.


그런데, 도덕이라는 것이 대체로 그러한 것이 바람직하다라는 것이고, 개념구성 원리 중 하나가 '내면의 원리', '인간관계'라고 한다면 도덕률, 도덕감, 도덕개념은 다분히 가변적일 수 밖에 없다. 내면의 원리이므로 도덕은 인간의 개체수만큼 존재할 수 있다. 게다가 개별 도덕감이 인간관계의 종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물론, 인류가, 그 중에서 고매한 철학자나 엘리트들이 정의내리고자 했던 도덕에 대해 공통적인 핵심, 코어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선한 것', '최고선', '반드시 폐기해서는 안되는 내면의 양심' 등 사람별로, 인간관계의 종류별로 달라질 수 없는 핵심은 있다.


다양한 도덕이 있고 사람별로 자기 취향에 들어맞는 도덕을 선택하더라도 어떤 행위나 말을 한 후 마음에 불편함을 느낀다면 어떠한 도덕을 선택했든지 도덕에서 벗어난 일을 한 것이다. 누군가 타인성을 배제한 도덕을 선택해 자기의 내면적 고통이 없도록 만들어 산다면, 그는 그 어떤 도덕에도 속하지 않는 그릇된 자기사고대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쾌락의 쳇바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