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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세상, 소중한 내 인생]#13 열역학 제2법칙

일상의 변론

by 윤소평변호사


에너지. 힘은 인간, 자연, 우주에 이르기까지 탄생과 운동, 죽음의 근원이다. 그런데, 뉴턴의 열역학 제2법칙에 의하면 물질이 에너지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많은 손실이 발생한다고 한다. 아직까지는 모든 것이 에너지로 전환되면서 엔트로피(무질서)가 증가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되고 있다.


내가 알기로 인간을 비롯한 동물이 에너지 효율이 가장 높은데, 그래봤자 자원이 가진 에너지의 30%를 열과 운동에너지로 전환시킬 수 있을 뿐이다. 나머지 70%는 엔트로피를 높이는, 즉 무질서를 높이는 쪽으로 흘러간다.


이런 식으로 엮으면 안되겠지만, 우리가 어떤 일, 목표, 계획에 대해 전심전력을 다 하더라도, 즉, 우리가 가진 에너지 100%를 쥐어 짜서 일에너지, 공부에너지, 성취에너지로 전환하더라도, 결국에 30%만이 성과에 사용되고, 나머지는 다른 계로 망실되어 버린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그래서,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단번에 되지 않고,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 하는 이유가 위와 같은 법칙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한다.


사랑도 같은 이치로 누군가를 열열(10X10=100)하게 사랑하더라도 상대방이 내 쪽에서 보내는 100만큼의 에너지를 전부 전달받지 못 하는 것이다. 사랑은 받는 쪽에서 일종의 착각을 해야 허구적으로 100을 채울 수 있거나 주는 쪽에서 지속적으로 주어야 유지될 수 있다.


같은 방식으로 개인, 사회, 국가는 결국 아무리 잘 해 봐야 30의 성과를 가질 뿐이고, 70은 무질서를 낳을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지속적이고도 항상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30 이상을 가질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열역학 제2법칙의 예외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물리를 모르니 그런 개인, 사회, 국가를 향해 불공정하다고 말하며 무질서하다고 불만을 가진다.


물리와 인문의 영역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 전자는 가설-입증-예외의 부재를 통해 법칙이 탄생하고, 인문은 두루뭉수리를 통하지만 공감과 동감, 그리고 합의를 통해 법칙과 규범을 탄생시킨다. 자신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무질서를 초래할 가능성이 효율적일 가능성보다 2배 이상 높다. 우리는 그렇게 어울려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역사를 보면 무질서가 커지면 이를 수정하려는 쪽이 승리하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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