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변론
경험많은 도둑이 잘 잡히지 않는다. 왜냐하면 경험이 많기 때문이다. 목적 대상, 절도대상인 건조물의 현황을 잘 파악하고 있고, 동선도 세밀하게 파악한다. 경험은 기억이고 기억으로부터 인간은 향후 계획을 세우고,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다. 인간과 동물의 차이는 바로 가깝거나 멀거나한 미래에 대한 예측을 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인간은 기억을 통해 미래를 예측한다.
경험많은 도둑은 절도대상인 건조물의 현황, CCTV 위치, 그리고, 체류시간, 건조물에 칩입해서 어떤 식으로 재물을 절취할 것인지에 대한 경험 즉, 기억이 풍부하기 때문에 절도행위가 끝마쳐진 이후에도 잘 잡히지 않는다. 물론, 복색을 잘 갖추어 신상이 구별되는 위험도 제거한다.
세상살이도 그러하다. 경험이 많다는 것, 기억의 축적량이 풍부하다는 것인데, 앞으로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계획과 목표를 수립해서 실행하는데 있어서 기억은 매우 중요한 자원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바르지 못 한 기억으로 바르지 못 한 계획과 목표를 실행한다면 그 결과도 바르지 못 하다. 원인은 항상 결과보다 앞서 실행되기 때문이다.
좀도둑은 생계형 범죄에 해당할 경우, 그에게 우리가 큰 비난을 가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형도둑(거부, 재벌, 정치인, 세력가 등)의 비생계형범죄에 대해서는 우리는 비난을 초과하여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앞서 말했듯이 대형도둑질을 많이 해 본 경험이 있는 부류들은 경험, 즉 기억이 풍부하기 때문에 좀처럼 잡히지 않는다. 선량한 국민들이 손해보는 세상이라는 것이다. 나아가 이런 부류들은 자신의 도둑질이 절도에 해당하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변경할 힘까지 구비하고 있다.
선량한 대부분의 국민들이 도둑질할 줄 몰라서 하지 않고 있는가. 도둑질은 올바르지 못 한 것이고, 그에 대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도둑질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하지 못 할 뿐이다. 우리의 선량함이 언젠가 분노로 폭발하여 응집될 때, 아무리 경험많은 대형도둑이라고 하더라도 결코 오라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