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변론
늘 하던 대로 했는데 결과가 이전과 같을 수도 있고, 이전과 다를 수도 있다. '하던대로'한다는 것은 뇌를 별로 쓰지 않고, 에너지를 덜 소모시킨다는 것이다. 습관도 같은 원리이다. 하던대로 하는 것이다. 별 생각없이 몸에 익숙한 대로 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늘 하던대로 했는데, 결과가 매우 나쁜 사건'이 발생하는 경우이다. 해 오던대로 했으니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행동하고 처리했는데, 예상과 달리 사건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환자의 처방도, 업무처리도, 일상도, 대인관계도 하던대로 했는데, 사고나 사건이 발생한다.
방식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다. 변화와 변수라는 것이 개입해 관행, 관습이 제 역할을 못하는 상황이 있다. 언제나처럼 뇌를 별로 쓰지 않고, 에너지 소비도 같은 양을 투입하니 변화와 변수에 대응하지 못 하고, 사건,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다.
우리가 일상이든, 업무든, 어떤 생활영역에서든 관성에 의해 행동하면 편의성은 있지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이메일을 보낼 때 "보내기" 버튼을 누르기 전에 면밀하게 검토해야 하는 것처럼 같은 일이라도 완전하게 동일한 것은 없다. SNS를 하다가 잘못된 내용을 보내면 삭제기능을 이용해 삭제할 수 있지만, 만약, 그것이 상대방을 비방하거나 모욕하는 내용이고 삭제전 상대방이 이미 확인한 후라면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가장 나쁜 것은 '타성의 고착화'와 '관행으로부터의 탈출'을 시도하지 않는 것이다. 재벌기업의 승계, 정치인들의 의식과 시각, 언론, 정치경제 등이 '늘 하던대로'에 맞추어져 있으면 썩기 마련이고 제대로 사고치게 된다. 우리가 시시각각 눈으로 확인하고 있는 현상들이 벌어진다. 단순한 실수는 만회가 가능하지만, 복잡하고 의도적 실수는 책임이 무겁게 따른다.
거창하게 의식과 행동을 개선, 개혁해야 한다는 표현까지 빌려 쓸 필요가 없다. 다만, '하던대로'하는 것이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에 대한 예견과 예측을 해 본 후 "보내기"버튼을 누르는 신중만 유지하려고 노력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