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better life

[태평씨는 이렇게 말했다][3]

"벽 뒤를 보아라!"

by 윤소평변호사

태평씨는 코로나로 인해 고민거리가 늘었다. 코로나로 다들 어렵다고 넋두리를 하지만, 자영업자가 아니어서 크게 생계에 영향을 받지는 않고 있지만, 소득 대비 지출이 늘고 있다. 아이들이 화상수업을 하니 아들과 딸에게 노트북을 하나씩 사 주었다. 그리고, 학교교육은 화상으로 EBS 틀어주고 실질적인 수업실태 확인이나 교육프로그램 개발에 무능하다.


그래서, 아들의 경우 수학학원을 하나 더 다니게 하고, 영어학원, 과학학원을 기존대로 다니는데, 딸의 경우 영어유치원을 다니는데 이제 곧 초등학생이 되니 수학, 영어, 과학학원을 다녀야 한다. 사교육비가 지출비중에서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어떤 날은 아들이 태평씨보다 더 늦게 귀가한다. 인간이 제 밥값을 하려면 배워야 한다. 본능적으로 배우는 것도 있지만, 대체로 학습을 통해 인간의 역사와 기술, 지식과 경험을 배운다.


문제는 학습이다!

태평씨는 퇴근하면 현관에서 아이들이 뛰어나와 반겨주기를 바랬지만, 그 바램을 포기한지 오래다. 아이들이 학원 다니느라 집에 없는데, 정겨운 마중은 실현되기 어렵다. 학습의 질과 양이 공교육과 사교육간에 격차가 크다. 그리고, 교육비 지출문제로 아내와 시비를 벌여서는 안된다. 태평씨의 무관심이야말로 아이 교육의 3대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태평씨는 10여년간 영어공부를 통해 시험에 나오는 어려운 단어를 잘 암기하고 있지만, 회화에는 소질이 없다. 대부분 X세대들의 공부는 암기위주였기 때문에 2차원적 시험답안은 잘 적어내도, 3차원적 대화에는 소질이 없다. 한마디로 '죽은 교육'을 하느라 엄청난 시간을 낭비한 셈이다. 그 세대에는 국, 영, 수를 잘해야 대학을 갈 수 있었기 때문에 더 어려운 교재로 옮겨탈 줄 아는 수학능력이 있어야 좋은 대학을 갈 수 있었다.


그런데, 태평씨의 조카들이 중학교에 들어가서 하는 영어공부를 보면 X세대때와 다를 것이 없다고 한다. 1형식, 2형식.......시대가 변했고, 교육의 관점과 질도 변화해야 함에도 여전히 구태한 학습을 받는다고 한다. 요즘 아이들이 원어민 선생과 유치원, 학원생활을 해 왔기 때문에 언어적 관점에서 어떤 표현이 어색하고, 어떤 표현이 경제적인지 알고 있다. 문법공부를 구태하게 또 해야 한다니 과거회귀형 학습의 본보기다.


태평씨는 이렇게 말한다. "대한민국의 교육상태로는 미래의 변화에 대처하고 선도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낼 수 없다."


8월에 전세기간이 끝난다!


태평씨의 또다른 고민은 살고 있는 아파트의 전세기간이 8월에 만료한다. 실거주목적 밀어내기식 임대차 3법 때문에 집주인이 들어와 살겠다고 하면 이사준비를 해야 한다. 그런데, 처음 이 집에 전세로 들어올 때, 전세보증금이 4억 8,000만원이었다. 2년만에 주변 전세시세는 8억으로 뛰었다. 태평씨의 임대인도 서울 흑석동에서 전세로 살고 있어서 자기네 임대인이 실거주목적 밀어내기를 하면 결국, 태평씨까지 밀려 이사를 가야하는 처지에 놓여 있는데, 전세집 구하는게 도통 골칫거리가 아니다. 아니, 전세집이 있다고 하더라도 전세금 마련을 생각하면 앞이 깜깜해진다.


태평씨가 전세 4억 8,000만원에 이 집으로 이사올 당시 아파트 시세는 5억을 약간 웃돌았다. 그런데, 지금은 시세가 10억씩 한다. 이사를 가려면 태평씨는 올여름안에 3억 2,000만원을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태평씨의 소득 중 먹고 입고 하는데, 필수적으로 지출이 일어나고 아이들 사교육비에 엄청나게 지출하고 있으니 현금축적은 부실하기 짝이 없다. 태평씨는 노후를 걱정할 틈이 없다. 당장이 문제고 올해가 문제이기 때문이다.


태평씨는 당연히 이런 꼴때리는 상황을 만든 자들을 씹어댄다. 하지만, 그래본들 문제는 태평씨가 직접 해결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치솟은 아파트시세가 금리인상 등으로 하락할 경우, 전세금을 건질 수 없는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


태평씨는 반전세를 알아보기로 했다. 2년만에 아파트시세가 2배 상승했으니 만약 하락한다면 전세금 8억을 온전히 지키지 못 할 수도 있다는 계산이다. 태평씨는 패닉바잉을 비난해 왔기 때문에 아파트를 살 생각은 대체로 없다. 그런데, 이 집으로 전세들어 올 때 집을 살 걸이라는 후회는 막급하게 한다. 그때는 담보대출, 신용대출 등이 원활하게 되던 때였기 때문이다. 지금은 입구멍, 똥구멍이 다 틀어막혀 있는 터라 태평씨가 태평하게 사태를 관망할 수만은 없다.


태평씨는 세상을 미시적, 거시적으로 동시에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그런데, 점차 미시적 관점이 앞다투어 패닉바잉 쪽으로 밀고 있다. 태평씨가 어느 책에서 읽은 기억에 의하면 집값은 2~3년 내에 폭락한다고 적혀 있었다. 2~3년을 내다보는 것이 거시적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당장 눈 앞에 벌어지는 현상에 초조해 하는 것보다는 거시적일 수 있다.


태평씨는 이렇게 말한다. "벽만 보지 말고 벽 뒤를 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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