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결국 꼴리는데로 하게 된다"
태평씨는 최근 뉴스를 보는 것이 스트레스다. 코로나확진자 수, 코로나 사망자 수는 일기예보처럼 수도없이 보도되고 망해가는 사람들을 위해 보편적으로 돈을 줄 것인지, 선별적으로 돈을 줄 것인지, 백신을 맞아도 되는지 안되는지, 누가 불법사찰을 했는지 안 했는지, 부동산가격 폭등 소식 등 고정적 판박이로 구성된 뉴스를 보고 있자니 전세살이인 자신의 신세가 처량하고, 주변에는 주식으로 돈벌었다는 사람들이 왜 그리도 많은지 듣고 있자니 인생이 뒤쳐지는 느낌이고 무력하다. 제대로 알지도 못 하는 뭔 코인인지가 전세계를 요란하게 만든다는 소식도 무력감에 한몫을 더 했다.
태평씨는 요즘 사람들이 아주 흥분된 상태이거나 합리적인 사고를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태평씨는 저와 같은 문제의 핵심에도 변두리에도 있지 않기 때문인데, 부동산문제는 처절하게 실감될 뿐이다. 태평씨가 멀찌감치 떨어져 사람들의 행태를 보아하니 사람들의 선택과 결정, 그리고 행동은 합리와는 거리가 멀다고 어설픈 결론을 내렸다.
10% 가능성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VS 90% 가능성으로 손실을 볼 수 있다
빚끌, 영끌해서 주식이며 코인이며 부동산을 마구 사들인다. 잠깐 위 문장을 보자. 투자로 10% 딸 수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사람들은 이익의 증가, 자산의 증가를 생각하지만, 90% 손실을 볼 수 있다고 하면 손해, 자산감소를 생각해서 절대 투자를 섣불리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합리적 사고를 팽개치고 투자를 하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투자성공가능성에 지나치게 긍정적인 듯하다.
층간 소음으로 다툼이 생겨 누가 누구를 흉기로 살해했다는 보도를 볼 때와 자식이 부모를 돈 때문에 살해했거나 아이들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보도를 볼 때 사람들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 층간소음 사건은 그러저한 사건이지만, 자기 부모나 아이를 살해했다는 사건은 화, 분노 등의 감정이 개입되기 때문이다.
태평씨도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반응한다. 하지만 곰곰히 따져보면 확률이 같은 사건이고 사람이 죽었다는 사건이라는 측면에서 차이가 없는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태평씨가 정치인들을 바라볼 때도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감정에 이끌려 호불호가 갈리지만, 다투고 있는 정치인들간에는 서로 자기들이 합리적이고 상대는 비합리적이라고 외쳐대는 것으로 보일 뿐이다. 결론적으로 누구나 감정에 이끌려 판단하고 행동한다는 점에 있어서 '합리'를 논할 자격이 없는 것이다.
태평씨는 말한다. "결국 꼴리는데로 하고 말건데, 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