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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씨는 이렇게 말했다][16]

"은행은 친구가 아니야!"

by 윤소평변호사

태평씨는 전세가 8월에 만기라서 정기예금을 해지하고, 대출을 알아보러 은행에 들렸다. 은행은 언제봐도 깔끔하다. 은행원들도 대체로 깔끔하다. "정성껏 모시겠습니다", "고객님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겠습니다" 등 은행마다 구호가 다르다. 태평씨가 대출창구에서 은행원으로부터 여러 설명을 듣는다. 들어도 잘 모른다. 어찌되었든 대출이 얼마큼 가능한지가 궁금한데, 정기적금을 해지해서 가파르게 올라간 전세금 충당하려고 했더니만 은행원이 "이 상품, 저 상품"을 설명한다.


태평씨는 일단 시간이 있으니 잠시라도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에 돈을 맡겨볼까 생각한다. 현재 금리로는 예금이자가 얼마 붙지 않기 때문에 설명대로 고수익 상품에 잠깐 목돈을 맡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태평씨는 단한번도 은행이 나쁘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은행에 돈을 맡기면 이자를 주기 때문에 은행과 함께 하는 것이 건전한 무엇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은행은 결코 우리의 친구가 아니다.


은행은 공공기관이 아니라 지주회사이다!

은행은 공적 기관이 아니라 장사를 하는 회사이다. 그런데, 은행은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고 아무것도 유통시키지 않는다. 오로지 고객이 맡긴 돈을 가지고, 또는 실재하지 않는 돈을 가지고 대출을 해 주고, 이자 떼고 수수료 떼고 수익을 떼어간다. 은행은 예대마진, 즉 예금과 대출의 마진으로는 연명하기를 기피한다. 펀드, 보험 등의 여러 상품, 파생상품 등 금융상품을 판다. 그리고, 때로는 선이자를 먼저 떼기도 하고, 수수료를 떼기도 하며 우선수익을 먼저 챙긴 후 남는 돈을 고객에게 준다. 모든 것이 숫자일 뿐이고 실재 돈이라는 물체를 만져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태평씨는 은행원이 설명하는 고수익 상품에 대해 홀린다. 그리고, 계약서에 여러 차례 주민등록번호, 연락처, 성명을 기재하고 서명을 한다. 은행원에게 설명을 들었을 뿐 그 상품이 어떤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지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높은 수익에만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태평씨는 생각한다. '설마 은행이 장난질치겠어, 그리고 A은행 정도라면 망하진 않을거야!'. 문제는 은행은 망하지 않아도 태평씨는 망할 수 있다는 무서운 사실이다.


은행은 돈놀이하는 회사이다. 일반적인 회사. 그런데, 은행이 제시하는 것에 대해 지나치게 신뢰하면 그간 모아둔 쌈짓돈, 퇴직금 등 한꺼번에 다 날릴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은 건재하다. 손해를 함께 부담하지 않는다. 친구는 고통도 즐거움도 함께 한다. 하지만, 은행은 고통은 결코 함께 하지 않는다. 태평씨는 아내와 의논하고 다시 방문하겠다고 말하면서 은행을 나왔다. 바람이 시원하다. 태평씨는 아내에게 오늘 들은 설명을 전한다. 아내는 말한다. "그 좋은 걸 왜 은행원은 하지 않는데!". 태평씨는 머뭇거리다 "그러네"한다.


태평씨는 말한다. "은행은 결코 손해볼일을 하는 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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