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better life

[태평씨는 이렇게 말했다][17]"왜 가난할까"

법과 생활

by 윤소평변호사


가난은 두 종류가 있다. 생계를 유지할 수 없을만큼 찢어진 삶과 생계는 유지하지만 정신적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삶이다. 절대적 빈곤이니 상대적 빈곤이니 하는 그런 가난의 구분이다.


태평씨는 문득 그 어느 때보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물질적 풍요를 누리면서도 자신을 '가난'한 사람이라고 평가하는 이유가 궁금해진다. 가난을 느끼는 이유, 가난하다고 평가하는 이유야 수도 없이 많을 수 있겠지만, 태평씨는 '일하지 않으면서 돈을 가로채는 부류의 존재', '국가로부터 최상의 보상을 받아야 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최소로 돈을 받는 시스템'이라는 생각에 가 닿는다.


먼저 국가로부터 최상의 보상을 받아야 하는 일을 하지만 최소의 것만 받는 사람들, 그러한 부류는 누구인가. 늙고 병든 노인을 돌보는 사람, 거리의 오물을 치우는 사람, 건물의 복도와 화장실을 청소하는 사람, 필수적인 가구를 만드는 사람, 건물을 짓는 사람, 각종 기계의 부품을 만들고 조립하는 사람, 스마트폰이 부르는 응답에 물건을 실어 나르는 사람 등 이루 말할 수 없이 다른 사람들의 편리와 공공성을 지닌 일을 하는 사람들은 그야말로 최상으로 평가되어야 하는데, 최소로 평가받는다. 그래서, 그들은 가난하다.


모두가 일하는 사회에서는 결코 가난한 사람이 발생할 수 없다. 왜냐하면 자기 쓸 것을 스스로 만들고 잉여분이 있으면 공공의 목적으로 쌓아두면 된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는 일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부정축재하는 공무원들, 선대부터 부유해서 그 돈으로 불려지는 이자나 엄청난 규모의 투기적 투자로 막대한 이익을 취하는 소수의 부자들, 그리고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세제를 변경하고 일하는 자에게서 투명하게(?) 빼앗는 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작동하는 사람들, 사채업자와 아무런 것도 만들지 않고 남의 돈으로 자기 돈을 버는 은행 등 때문에 가난한 사건이, 가난한 사람이 발생한다.


태평씨는 머릿속에 공산주의나 사회주의가 없다. 오로지 자본주의와 자유주의가 대세로 뇌리에 박혀 있다. 그런데, '가난'이 생기고 자신을 '가난'하다고 평가하는 이유, 삼시세끼 먹을 수 있고 헐벗지 않음에도 그러한 느낌이 드는 이유를 자신의 지성의 한계 내에서 생각해 보니 우리 사회에는 일하지 않고 돈을 엄청 벌어들이는 사람, 일하지 않고 최상의 것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 최소로 주는 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운영하는 사람들 때문이라는 허접한 생각이 들뿐이다.


태평씨는 말한다. "나는 배고프고 춥지 않지만 가난하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일하지 않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함께 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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