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better life

[태평씨는 이렇게 말했다][24]"쉴려면 제대로 쉬어라

일상의 변론

by 윤소평변호사

태평씨에게도 그 누구에게도 '쉬는 날'이 있다. 대체로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과 국경일에는 모두가 쉴 수 있다. 물론, 그런 날에도 쉬지 못하고 일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놓쳐서는 안된다. '대체로'인 사람들에게는 쉬는 날과 쉬는 시간이 주어진다. 그런데, 정말 제대로 '쉬는' 것일까.


'휴식'. 쉰다는 것은 기초적으로 각자가 하던 일, 소득 때문에 자발적, 비자발적으로 하던 일을 하지 않고 다른 행위를 하거나 아무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이다.


태평씨가 일요일 새벽에 깨어나 베란다를 통해 거리를 바라본다. 사람의 기척이 없고, 지나는 차량도 없다. 조용하다.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주중에는 늦잠자는데 휴일에는 늦잠을 잘 수 없다는 사실이다. 물론 술에 취해 잠든 경우에는 본의 아니게 술기운 때문에 늦잠을 자게 되는 경우가 있지만, 기이한 것은 휴일에는 참으로 일찍 잠에서 깬다. 물론, 일하지 않아도 되는 법적, 사회적 승낙이 내려진 날이기 때문에 더 자려고 한다. 하지만, 가수면 상태로 시간만 보내는 경우가 많다. 잠을 깊이 추가로 잘 수 없다.

일요일 오전 10시 즈음되면 인기척도 늘어나고 거리에 차량도 늘어난다. 교회나 성당으로 발길을 향하는 사람, 근교로 드라이브가는 사람, 골프치러 가는 사람 등 각자의 계획에 따른 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관찰된다. 태평씨는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하였기 때문에 관찰만 한다. 하지만, 그것도 부작위는 아니기 때문에 일종의 행위이다. 점심먹고 한 숨 잘 수도 있다. 그러면 태양이 뉘엿하게 가라앉기 시작한다.


일요일 저녁에는 만감이 교차한다. 휴일, 휴식의 죽음이 다가오고 자발적, 비자발적 소득활동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일요일 저녁, 아니 다른 휴일의 끝자락은 늘 이런 식이다. 쉬는 것이 아니라 월요일을 살고 있다. 생각이 많은 사람은 다가올 한 주를 살고 있다. 쉬어도 되는 시간이 아직 남았지만 휴일, 휴식의 시간의 본질에 맞는 쉼은 월요일, 월요일 이후의 삶과 중첩되어 버린다.


이유가 궁금해진다. 무엇때문에 쉼은 방해를 받는단 말인가. 아니 정확히는 스스로 쉼을 방해한다. 생각이 밀려든다. 부작위, 무념으로 원기를 회복해도 부족할 판에 쉬어도 좋다는 상황에서 우리는 왜 스스로 쉬지 못 하는 것인가. 하나님도 제7일에는 안식하셨는데, 왜 인간은 제7일에 쉬지 못 하고 일하는 것도 아니며 어정쩡하게 변해버리는 것인가.


몸은 강제로 부작위 상태로 두려고 의도적으로 행위할 수 있다. 하지만, 한번 뻗쳐버린 월요일, 그 이후의 삶에 대한 생각은 쉽게 물러날 기색이 없고 오히려 어둠의 농도와 함께 더 강하게 머리 속을 채운다. 쉬는 것이 아니다. 휴일인데 월요일을 살고 있는 것이다.


태평씨는 말한다. "쉬려면 제대로 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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