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변론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과 국민의 힘 최고위원 이준석이던 시절 라디오 토론을 들어보면(이하 존칭 생략) 김남국은 외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30대, 이준석은 상식을 가진 30대라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그때부터일까 박근혜 키즈라고만 생각했던 이준석에 대해 마음이 가기 시작했다. 이번 국민의 힘 당대표경선에서도 내심 이준석이 되었으면 하길 바랬는데, 실제 그렇게 되었다.
이를 두고 누구는 롤(LOL)게임을 하는 시늉을 하고, 누구는 가죽점퍼를 입고 누구든 블릿프린트 청바지를 입은 인증샷을 SNS와 언론을 통해 노출시키고 있다. 그런다고 뿌리박힌 고정관념이나 관성이 변화되겠는가, 정권내내 쇼만 하더니 끝까지 쇼만 한다. 물론 감사하다. 간만에 웃음을 줘서.
정권교체가 국민들의 여망이다. 하지만 정권교체가 되든 그렇지 않든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들, 정규직, 출산, 성장과 분배, 취학과 취업, 공정 등의 문제는 누구든지 실효적인 해법을 찾아야 하는 화두이고 앞으로도 국가생활을 하는 한 없어지지 않을 문제이다.
다만, 이번 국민의 힘 당대표경선 결과를 두고 사람들의 반응은 크게 두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은 신선하고 변화의 시작이라는 반응과 너무 어려서 잘 하겠나라는 반응이다. 시쳇말로 하자면 '꼰대가 아니어서 좋다와 어린 놈이 뭘 하겠나'일 것이다.
그런데,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그 자식이 부모의 도움없이 살게 될 시점에 남들보다 잘 살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그래서 엄청난 부담에도 불구하고 사교육비 지출이 높고, 부모찬스로 남들이 누릴 수 없는 혜택을 위험을 무릅쓰고 누리려고 하는 것이다. '잘산다'라는 것이 무엇인가. 부모가 자식 얘기할 때, 기성세대의 입장에서 좋은 직업, 좋은 학력을 가지면 잘사는 것인가. 아니면 부모의 체면을 세우는데 자식의 컨디션이 일조하길 바라는 것일까.
앞으로의 세상, 세계는 그 세상과 세계를 살아갈 사람들이 만들어나가야 한다. 우리 부모, 기성세대들은 자식사랑이 지나쳐 자식의 독자적인 생각보다 본인들의 생각을 주입하고 그에 순응하는 자식을 선호한다. 이는 정치에도 적용된다. 기성세대가 짜놓은 판에 후생세대가 잘 따라와 주길 바란다. "어린 놈들이 알긴 뭘 알아!', '세상 그리 만만하지 않아' 등 내심 젊은 세대들을 좋은 표현으로는 걱정을, 나쁜 표현으로는 깔보는 식이다.
기성세대에게 불편하면 후퇴이고 도태인가. 기성세대의 질서와 이익에 불편한 영향이 미치면 잘못된 것인가. 부모라면서, 선배라면서 후생세대의 결정, 그에 따른 변화를 내심으로는 두려워 하면서 겉으로는 설익은 쌀밥이라고 폄하하고 있지는 않은가.
잘되도 그들이 살아갈 세상이고, 후져도 그들이 살아갈 세상이다. 그리고 그 책임을 부담하고 극복하는 것 또한 그들의 몫이다. 부모, 기성세대는 지나치게 후생세대를 과잉보호하려고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후생세대는 부모, 기성세대에 복종하고 순종해야만 바람직한 것인가.
우리가 해결하지 못 하는 것들을 후생세대들이 자기들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하면 이를 도와 줄 일이다. 저항하고 반대할 일이 아니다. 설령, 그것이 우리가 배운 지식과 경험에 비추어 불안하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자리를 내주어야 할 세대이고, 그 자리를 채울 세대들은 우리가 과잉으로 대하는 자식들, 후배들이다. 주인공은 우리가 아니라 바로 그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