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평변호사
파울로 코엘료는 '연금술사'라는 책으로 유명해진 작가이다. 그가 2014. 8.경 '불륜'이라는 책을 써 내어 단골아닌 단골처럼 '불륜'을 구입했다.
린다라는 유부녀는 남편이 스위스에서 300위에 드는 부자이고 자녀도 있고, 기자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나무랄데 없는 등장인물이다. 그러다 그녀는 동창인 야코프를 만나게 되면서 불륜을 저지르게 된다. 야코프는 스위스에서 대선주자이지만 코카인 중독을 앓고 있다. 성적 취향도 공격적이다.
린다는 야코프를 인터뷰한다는 명목으로 시작된 관계를 벗어나 동물적인 남녀간의 만족에 탐닉하게 된다. 그 관계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이성적으로 알고 있으면서도 제어가 되지 않는 자신과 가정적이면서도 능력있는 남편과 자녀들에 대한 아내이자 어머니인 자신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다.
특히, 상간남인 야코프의 아내와 식사를 함께 하면서 내심 그녀를 조소하기도 하지만, 자신의 남편에 대해죄책감을 느낀다. 그러나, 야코프는 린다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다. 린다 역시 그런 야코프와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이성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지나가는 바람처럼.
린다의 남편은 변화를 겪고 있고, 갈등을 겪고 있는 린다의 심리상태 및 외적 상태에 대해 인식하게 되고, 린다의 부정행위에 대해 인식하게 된다. 하지만, 남편은 린단의 부정행위에 대해 기다림과 용서로 린다가 회귀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고, 린다는 그에 감복한다. 그리고, 린다는 예전처럼 다시 아내로서, 어머니로서의 자리로 돌아온다.
린다는 인생은 끊임없는 배움의 과정이고, 그 배움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하는 법이라고 독백한다.
이처럼 파울로 코엘료는 간통이라는 주제를 막장으로 결말짓지 않고 회복과 치유, 용서, 자기반성으로, 지속적으로 사랑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봉합하는 결과를 선택했다.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는 사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민법 규정에도 정해져 있지만, 다수의 판례를 통해 파탄사유의 다양성과 특이성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누가 봐도 완벽한 혼인관계도 권태로움으로 파탄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다.
누군가는 두들겨 맞아서, 또는 경제적 무능력으로 인한 생활곤핍으로, 또는 상대의 무관심 내지 학대로 이혼을 하는데, 권태로 이혼에 이르는 것은 배부른 사유에 해당할 지도 모른다.
여하튼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배움 중 가장 중요한 것이고, 배움의 과정이 곧 인생이라면 우리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사랑이다. 사랑으로 인해 우리는 부모가, 배우자가 되었다. 그런데, 그것에 지겨움을 느낀다. 그래서, 일탈을 꿈꾼다. 하지만, 그 일탈이 진정한 사랑인지는 결승선을 지나야 알 수 있게 된다. 파국이든, 새로운 관계의 재편이든.
코엘료는 자극적이지 않은 물같은 사랑으로 주인공으로 하여금 파국을 면하게 해 준 듯 하다. 여러 사례를 접하면서 진정한 사랑은 무색, 무미, 무취같은 물이지만,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아이스크림처럼 달콤한 것이 사랑의 한 모습이겠지만, '이'를 썩게 하거나 심장질환을 겪게 되는 것처럼 심장을 요동치게 하는 것만이 진정한 사랑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