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변론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자신에게 배려해 주고 잘 대해 주는 사람을 선한 사람으로 여기고 자신 또한 그 사람을 배려하고 잘 대해 주려고 한다. 그런 마음이 생긴다. 반대로 자신에게 해악을 끼친 사람, 배신한 사람에게는 응징을 가 하고 싶어 한다. 그런 마음이 생긴다. 때로는 어느 경우에나 행동으로 실천되기도 한다.
우리의 이러한 기본적 마음가짐과 감정적 본성이 때로는 훈훈하고 때로는 정당하게 여겨진다. 하지만, 문제는 배려해 준 사람과 제3자가 경쟁관계에 있고 자신은 계약 당사자를 선정해야 하는 위치에 있는 상황이다. 반드시 계약이 아니어도 누군가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은 더 많은 예시를 가질 수 있다. 해악을 입힌 사람과 제3자가 경쟁관계에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배려해 준 사람이 가진 능력이나 이행가능성이 경쟁관계에 있는 제3자보다 뒤쳐질 경우라고 하더라도 우리는 배려해 준 사람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양자가 비슷한 수준이라면 큰 고민없이 배려해 준 사람을 계약의 당사자로 선택하게 된다. 그것이 받은 배려에 대한 답례이기도 하고 신뢰의 표현이라고 여길 수도 있다. 해악을 입힌 사람이 경쟁관계에 있는 제3자보다 능력이 출중하고 이행가능성이 아무리 높다고 하더라도 과감하게 계약당사자 선택에서 탈락시킨다. 그것이 보복과 응징이기도 하다.
우리의 이러한 본성에 기한 결정에 대해 합리적이고 이성적이었다면 선택을 달리 했을 계약 후보로서의 제3자는 공정하지 못 한 판단에 의해 손해를 보거나 이익을 본 것이다. 계약의 이행과 효과가 당사자에게는 물론 사회적으로 제3자를 계약 당사자로 결정했을 때보다 훨씬 감소하는 사회적 불이익도 발생한다.
이런 현상을 좀더 상위 계층과 정부의 의사결정 차원으로 끌어가 보면, 문제는 매우 심각해 진다. 정책입안과 결정권자가 사적 배려나 사적 앙심을 가지고 보통의 우리가 결정과 선택하는 방식으로 공적 이익에 반하는 선택을 할 경우, 계약 당사자간의 문제에서 벌어지는 폐해보다 사회 전반과 국민 전체에게 미치는 폐해의 규모는 비교할 수 없다.
그래서, 비리와 부패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런 결정과 선택의 당사자들은 이제 한 배를 탔기 때문에 끈끈한 우정을 지속하던지, 상호간의 요구를 더 잘 들어주면서 배신을 못 하도록 감시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폐해의 결과는 고스란하게 국민들에게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