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better life

미래시점의 표현이 가지는 힘

일상의 변론

by 윤소평변호사

텍스트를 읽을 때 시제(시점)를 간과하고 이해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만약, 어떤 글이 과거시제로만 쓰였다면 그것은 역사일 가능성이 크고, 미래시제로만 작성되었다면 SF소설이나 환타지 소설일 가능성이 높다. 과거, 현재, 미래를 넘나드는 글, 텍스트는 그 시제와 시점을 잘 구별해서 읽어내야 한다.


그런데, 미래시제(시점)의 표현은 묘한 힘을 발휘한다. "얼마나 잘 나갈지 두고 보자!", "~~~하면, 화 있을진저 ~~~~", "확 망해버려라!", "평생 그 일이나 헤쳐 먹고 살아라! 에이, 퉤!" 등등 저주의 의미와 화가 닥치기를 염원(?)하는 미래시제의 표현은 상대방에게 불행이 초래되기를 바램하면서 그 표현을 내뱉는 사람에게도 그다지 유쾌한 감정을 가져다 주지는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타인을 축복하고 타인에게 복이 오기를 소망하는 미래시제 표현을 의식적으로나 의도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넌 할 수 있어!", "이 시기만 지나가면 더 좋은 날이 올거야!", "더 건강해져서 함께 달려야지!", "대박나세요~~", "행복하세요" 등등의 표현은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유쾌하고 긍정적인 느낌을 갖도록 한다.


위로와 격려는 대부분 미래시제로 현출된다. 현재, 지금 상황이 최악이 아니라는 전제가 깔려있어서 내일과 미래는 현재의 고통과 슬픔을 극복한 상황을 상정하기 때문에 누군가를 응원하고 누군가의 고통과 슬픔이 해소되기를 기도하는 것은 참으로 위력적이다.


지금을 기준으로 가까운 미래시점에는 경제적 위기가 더 가중될 수 있고, 일자리는 더 줄어들며 빈부의 격차는 양 꼭지점의 간격만큼 벌어질 수 있다. 소득은 줄거나 유지되지만 물가가 상승하고 경기는 침체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보다 먼 미래시점에는 다시 호전될 수 있겠지만 현재적 미래에 대한 전망은 불안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이럴 때 우리가 우리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은 "지금 이 순간도 지나갈 것이고 우리는 더 잘 해 낼 수 있을거야!"라는 위로와 공감의 연대형성이다. 국난은 반드시 외국군대가 쳐 들어와야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적이 더 무섭듯 경제적 삶의 곤궁은 인간의 삶 전체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사람들은 더 자주 분노하고 범죄하고 불신하기 쉽다.


이제 조금만 견디고 참으면 다시 살맛나는 미래시점에 도달할 것이다. 그렇게 서로 위로하고 격려해야 한다. "다 잘 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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