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better life

덜 힘들게 사는 삶 5. 경쟁자 파악하기

일상의 변론

by 윤소평변호사

조선 수군이 원균과 함께 칠천량 해전에서 대패한 뒤 배설이 12척을 가지고 도주함으로써 이순신 장군의 신화적인 명량해전의 스토리가 쓰여지게 된다. 333척 대 12척의 대결은 상식과 합리에 의하면 싸워보기 전에 이미 조선 수군의 패배를 점치더라도 크게 이상할 것이 없는 것이었다.


"장군님! 과연 12척으로 싸워 이길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나갈 방향은 우리에게 있지 않고 적에게 답이 있을 것이다!"라고 부하의 절망스러운 질문에 이순신 장군이 이렇게 답한다.


적, 경쟁자에게 답을 찾다!

살아가면서 경쟁을 피할 수 없거니와 경쟁에서 승리해야 고배 대신 축배를 들 수 있다. 삶이 힘든 이유는 경쟁을 회피하거나 기피할 수 없고, 특히 경쟁에서 패했을 때 찾아드는 패배감, 절망감, 우울감이 쉽게 가시지 않기 때문이다. 경쟁에 맞닥뜨려야 한다는 사실 자체도 강한 압박감을 준다. 불안 속에서 무엇인가를 계속 해야만 한다는 강박은 유쾌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는 '나에게 있는 것, 나의 약점과 강점'으로 경쟁에 발을 들여놓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경쟁에서의 승패는 오로지 '자신'이 가진 것과 못 가진 것의 비율과 그 영향으로 결정되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경쟁에 참여하는 경쟁자들에 대한 파악과 분석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쟁자들의 성향, 목표 등을 간파한다면 충돌(밥그릇 빼앗기 등)없이 경쟁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도 하고, 치열한 경쟁에 돌입하기 전에 이를 차단해 초기에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기도 하다.


1. 경쟁자들의 '자신'에 대한 판단은 어떠할까?

자신이 경쟁자를 자신의 관점에서 바라보듯 경쟁자들은 어떤 관점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평가하고 있을까?


경쟁자들의 자신에 대한 평가를 허심탄회하게 들을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승패가 있는 경쟁에서 자신에 대해 솔직한 속내를 고백받기도 불가능하고 경쟁자 역시 자신 스스로가 고백하지 않는 한, 같은 원리로 자신의 속내를 정확히 파악하기도 불가능하다.


경쟁자들에 대한 분석은 가급적 객관적 증거에 의해 파악하되 그렇지 못한 경우 합리적 추측에 의해 이루어질수밖에 없다.


경쟁자들이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에 대한 몇가지 가정이 주어진다면, 그 가정들 중 자신이 치고 나갈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자신이 경쟁에서 이길 방법이 보일 수 있다. 자신이 내부에서만 답을 찾는다면 대부분 과대평가거나 과소평가일 수 밖에 없다. 여기에서 경쟁자의 관점을 차용해 보는 것이다.


2. 경쟁자들이 무엇을 하고 있고 경쟁자들이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

경쟁자들이 무엇을 해 왔고, 무엇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무엇을 할까에 대한 파악과 추정 역시 경쟁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 어떤 경쟁자가 꾸준히 해 오던 것을 가시적 변화없이 하고 있다면 다소 과거지향적인 것으로 추정할 수 있고, 어떤 경쟁자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면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현재의 경쟁, 미래의 경쟁은 숨가쁜 적응과 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기존의 것을 고수하는 것, 새로운 것을 전략적으로 행하는 것 중 어느 경쟁자의 태도가 승리를 담보할지는 모를 일이다. 트레디션이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뉴에디션이 장점이 될 수도 있다. 반대로 그것들이 단점이 될 수도 있다.


다만, 경쟁에 몸담은 자신이 점진적 고수를 할 것인지, 전략적 변화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경쟁자들을 관찰하지 않고서는 쉽게 답을 낼 수 없다.


경쟁에서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은 최선의 해답이겠지만 좀처럼 현실에서 일어나기는 쉽지 않고, 치열한 경쟁에 치닫기 전에 경쟁에서 치고 달릴 수 있는 것 또한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어차피 경쟁은 불가피하다는 본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신만을 파악해서는 승리가능성을 향상시킬 수 없고, 경쟁자들을 면밀하게 파악하는데에서 승리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덜 힘들게 사는 삶 6. 가족, 가족 아닌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