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better life

[다이어트] 현질과 미래가치, 그리고....

일상의 변론

by 윤소평변호사


현재 100만원의 가치는 10년후가 되면 얼마가 되어 있을까. 예적금으로 현금을 묶어 두었고, 연 이자율 5%라고 가정했을 때 액면으로는 150만원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나, 50만원이나 자산이 증가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만약, 물가상승률이 10년간 연 5% 미만이라면 자산은 증식될 것이 분명하고, 그 반대라면 자산은 오히려 감소하게 된다. 현재 현금의 가치는 미래로 갈수록 떨어지게 되어 있다(전문적으로 현가율을 적용하여 현금의 가치는 미래로 갈수록 조금씩 떨어진다).


누구나의 소득 자체가 증가하거나 현가율을 초과한 이자율을 적용받을 때 현금의 가치는 그럭저럭 원래의 가치를 유지하거나 조금 상승할 수 있다. 그 이외에는 현금의 가치는 미래로 갈수록 떨어지게 되는 법이다. 그래서, 저축도 하고, 주식도 거래하고, 부동산 등 실물자산을 사두기도 하는 등 재테크를 하는 것이다. 현금을 그대로 두었다가는 100만원이 10년 후에는 70만원의 가치로 떨어질 수 있다(고이율의 금융상품에 투자한 경우에는 총액 자체가 증가하고, 100만원의 실질가치에 실질적 감소가 없을 수 있다).


우리는 "희망을 잃었다"라는 말을 자주 쓴다. 물론, "희망이 없다"라는 말도 자주 쓴다. "이번 생에는 희망이 없어!". 그런데, "희망을 잃었다"라고 한 경우, 희망을 보유하고 있었던 상태가 있었고 그것이 감소하거나 소멸해 버린 상태가 되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희망이 없다"라고 한 경우, 희망이 최초부터 부존재하였거나 있었던 것이 감소하거나 소멸해 버린 상태가 되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 어느 표현을 쓰더라도 희망이 존재하였거나 존재가능성을 전제로 해서 절망을 표현하는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 뿐만 아니라 나와 같은 중년들이 향후 시점, 미래에 대해 걸 수 있는 희망이 부정적이기 때문에 일단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질러대거나 대출을 해서 해외여행, 휴대폰의 잦은 교체, 수입자동차의 할부구매, 고가의 명품구매 등등에 소비를 한다. 어차피 내일이 되어도 나아질 것이 없으니 '지금, 이 순간' 즐기고 누리자라는 태도이다. 그런데, 길게 설명한 바와 같이 여러 대가를 치룰 수 있는 자산이 있는 경우 이외에 즐기고 누리는데에는 '갚아야' 하는 숙제가 남는다. 결국, 내일, 다음달에 얻게 되는 소득 중 일정 비율이 즐기고 누린 대가를 치르는데 사용되게 된다. 오늘 100만원은 다음달, 내년에는 100만원이 아닌 그보다 낮은 값어치가 된다는 점을 설명했다. 결국, 지금, 이순간, 오늘 소비한 것에 대한 대가를 장래 소득, 향후 소득, 미래 소득으로 치뤄야 한다.


이 지점에서 미래가치를 현재 시점에 끌어다 소비하게 된 것이다. 현재 현금은 미래에는 가치가 떨어지게 되어 있음에도 미래가치를 현재 시점에 끌어다 사용하려면 현재 가치와 미래 가치의 차이를 메워야 하니 더 많은 미래의 가치를 현재 소비시점에 끌어다가 지출하게 되는 것이다. 갈수록 가난해지고 궁핍해진다.


그리고, 가진 지식이나 기술은 빠른 속도로 쓸모없어진다. 사람은 점차 늙어가고 체력은 떨어지며 사고능력, 지각능력도 떨어질 뿐만 아니라 창의력도 감소한다. 처하게 될 상황은 더 혹독해지는 반면, 대응하는 자신은 점점 나약해진다. 그러니, 시간이 흐를수록 삶이 즐겁지 않고 언젠가의 '소확행', 'YOLO'는 고스란하게 부담으로 공고하게 어깨를 짓누르게 된다.


인간에게 있어서 시대가 변하더라도 변하지 않는 사실은, 'No pain, No gain', 고진감래이다. 고된 훈련과 학습, 고난의 극복, 절제, 욕구 내지 욕망의 지혜로운 처리 등을 하지 않으면 향후 얻을 것이 없거나 최소화될 수 밖에 없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다이어트] 가진 자의 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