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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너무 열심히 살았나?!

일상의 변론

by 윤소평변호사

어느 달팽이가 이름없는 활엽수에 붙어 타오르는 열정으로 10cm를 이동했다. 어느 달팽이는 '너무 열심히 살았어!'라고 속으로 되뇌었다.


어느 거북이 수많은 모래 위를 타오르는 열정으로 100m 이동했다. 어느 거북은 '너무 열심히 살았어!'라고 독백했다.


어느 인간이 여러 인간과 더불어 열정과 욕망으로 42.195km를 이동했다. 어느 인간은 '너무 열심히 살았어!'라고 하고, 어느 인간은 '더 열심히 했어야 했어!'라고 하고, 어느 인간은 '괜히 열심히 살았어'라고 자평했다. 엇갈린 평가는 인간만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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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는 "열정과 열심으로 살아야 한다"라고 하고, 누구는 "너무 열심히 살 필요없이 삶을 즐겨야 한다"라고 한다. 누구는 스스로 '열심히 살았다'라고 하고, 누구는 '더 열심히 살았어야 했는데..'라고 하고, 누구는 '열심히 살아도 희망이 안보여'라고 말한다.


삶을 열정과 열심으로 살 것인가, 살았는가, 살아야 하는가 등의 문제는 삶에 대한 목표, 계획, 삶에 대한 태도, 평가, 당위의 문제이고, 선택의 문제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객관적 성질과 상대적 성질이 있다. 본래 상대적의 반대는 절대적인 것이지고, 객관적의 반대는 주관적인 것이지만, 객관적 성질은 '이동거리'라는 개념을 전제로 거북이가 달팽이보다, 인간이 거북이보다 열심히 살았다고 말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상대적 성질은 달팽이, 거북이, 인간이 각기 다른 조건 하에 있음을 전제로 '이동거리'의 비교기준을 무력화할 가능성을 제시한다.


각자가 부여받은 능력, 조건에 의해서 열정적으로 열심히 삶을 살아도 결과에 의해 비교되는 것은 객관적 성질 때문이고, 각자 힘겨울 정도로 정열과 정력을 쏟아 부었다면 열심히 삶을 살아낸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상대적 성질 때문이다.


우선 열심히 살아야 하는 것이 더 좋아 보인다. 9개를 얻는 것보다 10개를 얻는 것이 이득이라는 명제 때문이다. 하지만, 열심히 살았다는 가정 하에 8개를 얻었더라도 9개, 10개의 삶보다 나태한 것은 아니라는 점만 기억하면 된다.


달팽이, 거북이는 모두 열심히 살았다. 순위에 관계없이 완주하였다면 열심히 살았다. 완주를 포기한 사람만이 열심히 살지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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