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변
흔히 약삭빠르고 지긋하지 못하면 여우라고 빗대고, 느려터지고 아둔하면 곰같다고 한다. 하지만, 곰은 생각보다 영리하며 우리의 편견에 들어맞지 않는다.
심리학, 경제학에서는 여우형과 고슴도치형, 여우와 고슴도치의 비교대조를 통해 어떤 가설, 가정, 예측과 예견을 설명하기도 하고, 인간이 가진 편견과 예측의 불확실성에 대해 설명한다. 그러나, '여우 VS 곰'의 구도로 설명하지는 않는다.
이하 대니얼 카드먼, 네이트 실버, 에이머스 트버스키 등의 저서를 통해 여우형과 고슴도치형의 사고와 태도의 차이에 대해 알아본다.
고슴도치형
1 위험하면 움추리면 된다고 생각한다. 굵직한 화두와 이슈에 집중하고 타인의 의견에 대해 수용성이 낮다.
2 위험하면 움추리면 된다고 생각한다. 여러 선택지를 두기 보다는 소위 '몰빵'하는 경향이 있다.
3 위험하면 움추리면 된다고 생각한다. 실패나 실수는 외적 요인에 의한 것일 뿐 자신의 내부적 문제에 있는 조건과 요인을 좀처럼 생각하지 않는다. '운이 나빴을 뿐'이라는 식이다.
4 위험하면 움추리면 된다고 생각한다. 세상은 변화무쌍한데도 세상은 운용되는 커다란 원리가 있고 이에 따라 세상이 운용된다고 생각한다. 그 원리를 탐색하고 추구하려고 든다.
5 위험하면 움추리면 된다고 생각한다. 세상에는 깰 수 없는 원리가 있고, 그 원리는 타인이 무엇이라고 하든 타인의 의견에 의해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6 위험하면 움추리면 된다고 생각한다. 변수에 대해 생각하기를 게을리 한다. 자신의 예측이 맞다고 생각하고 그에 부합하는 근거를 찾는데 애를 쓴다.
7 위험하면 움추리면 된다고 생각한다. 발생하는 문제는 부수적인 것이고 세상을 관통하는 원칙 중 부스러기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여우형
1 여러 가지를 생각한다. 특정한 기조나 기원과 관계없이 다양한 것들에서 발생하는 원리를 통해 발생하는 사고를 통합한다.
2 이것, 저것을 적용한다. 새로운 방법을 찾고 적용하고 여러 가지의 방법과 원리를 추구한다.
3 자기 고집을 부리지 않고 다른 것(예측, 이론, 가설 등)이 좋다면 흔쾌히 이를 수용하고 적용한다. 자신이 세운 최초의 그것을 고집하지 않는다.
4 어떤 것은 신포도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을 판단하고 어떤 것은 근본적으로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고 있다.
5 예외를 많이 둔다. 본인이 판단하고 결정하고 예측한 것에 대해 확실한 추정의 근거를 찾기 보다는 이를 수정할 수 있는, 변동을 줄 수 있는 요인이 다수 있다고 생각한다.
6 움크리고 있기 보다는 자주 움직인다. 특정한 이론과 원리, 원칙에 구속되기 보다 경험적 관찰을 중요시 한다.
판단과 선택
여우형의 경우, 사고의 다양성, 의견의 수용성, 변화가능성 등에 있어서 유연하다. 그러나, 장기적 안목과 깊은 인내를 요하는 일이나 목표, 계획에 취약할 수도 있다. '한 우물만 파라'와 상반되는 사고방식과 태도를 대변한다. 귀납적인 태도를 보이기 때문에 상황별로 대처를 잘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호흡이 길어지는 태스크에 약할 수 있다.
고슴도치의 경우, 원리와 원칙, 자신의 고집 등이 있어서 다소 아둔해 보이기도 하지만, 호흡이 길어야 하는, 인내와 인고의 시간이 장기화되어야 하는 일, 목표, 계획을 성취할 가능성은 높다. 어찌보면 연역적 사고와 태도에 가깝다.
어느 유형이 승소할 것인지에 대한 답은 없다. 다만, 세상이 급변하는 것은 기정사실이고 이에 적응하기조차 버거운 마당에 향후 예측적 행동과 사고를 한다는 것은 더욱 어려워졌다. 우리는 여우형, 고슴도치형 어느 하나를 취하기 보다는 두 유형의 경계를 넘나들수 있는 유연성을 구비할 필요가 있다.
때로는 여우같이, 때로는 고슴도치처럼. 고집을 부려야 할 때와 그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수용해야 할 때를 잘 가려서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