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better life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소평변호사 Jan 31. 2024

변호사 잘 샀다! 못 샀다!

법과 생활

로스쿨의 도입으로 10여년간 배출된 변호사의 수가 엄청나다. 변호사 1만명되는데 50여년 걸렸다면 1만명 증가하는데 5년도 채 걸리지 않은 시기도 있었다. 이로인해 변호사들의 마케팅이 뉴스형 기사, 키워드 광고, 유튜브 등 다양화되었다. 


전문직은 생계에 지장을 받지 않을 때 학문적 깊이와 실무적 경험을 다양화하고 전문화할 수 있는 노력, 에너지를 축적할 수 있는데, 사건수임이 치열하다 보니 변호사들이 학습보다는 영업, 마케팅에 전력을 기울이는 것을 보고 있자면 현실이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다만, 변호사를 선임하는데 몇가지 TIP을 소개하고자 한다.


1 변호사의 전문분야를 확인하라!


변호사는 사실 능력과 경험만 받쳐 준다면 모든 사건을 처리할 수 있다. 다만, 변호사마다 주력으로 처리하는 분야가 있는데, 전문분야는 해당 변호사가 대한변호사협회에 어느 분야에 전문분야인증을 받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전문분야인증을 확인하게 되면 변호사 선임의 범위가 확 줄어든다. 발품을 팔아 여러 차례 상담을 해 보고, 전문성, 주관적 호감, 적극성, 적정 수임료, 의문점의 해소정도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변호사를 선임해야 한다. 

2 변호사의 이력, 경력, 출신 학교 등도 고려하라!


변호사의 연차가 길면 그만큼 경험치가 쌓이기 마련이지만, 고시공부할 때 공부한 내용, 로스쿨에서 한번 배운 것으로 우려먹는, 나태한 변호사들도 있다. 나태한 변호사들은 강의를 듣거나 학습에 소홀하고 자신이 법적 판단을 내려야 함에도 인터넷으로 검색만 한다. 그리고 짜집기된 정보로 의뢰인의 사건을 해결하려고 한다. 


변호사의 이력(자격증, 봉사활동, 대외활동 등), 경력(전관여부), 출신학교, 사법고시출신, 로스쿨출신 등 바꿀 수 없는 과거를 조사하고, 현재를 탐색해 변호사를 선임하는데 활용해야 한다. 


3 변호사가 운영하는 블로그, 플랫폼, 유튜브 컨텐츠의 질적 수준을 검토하라!


실제 재판의 경우, 대부분 서류로 해결한다. 말 잘하는 변호사보다는 글을 잘 쓰는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이 유리하다. 말은 흔적없이 사라지나 글은 영원히 남는다. 변호사의 능력은 개인적 경험, 노력, 학습 등을 통해 정제되고, 정돈된 글로 확인해야 한다. 재판에서 말 잘하는 것은 의뢰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쇼'에 불과하고, 대부분 변호사의 진술은 기록되지 않는다. 


소장, 답변서, 준비서면, 의견서 등 한번 작성되어 법원에 제출되면 영구적으로 남게 되는 글을 어느 변호사가 잘 쓰는지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4 변호사의 '구라'를 조심하라!


아래에서 사례로 살펴 보겠지만, 변호사가 승소를 확신하거나 현실성 없는 소송결과를 보장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같은 변호사는 기피해야 한다. '사슬은 약한 고리만큼 강하다'. 변호사가 사건에 대해 약점을 파악해 내고 의뢰인과 함께 그 약점을 보강할 수 있는지 여부에 승패가 달려 있다. 


또한, 변호사가 사건수임여부에 빠져 달콤한 제안을 하기도 하는데, 매우 위험한 일이다. 가령, 형량을 줄여 주겠다던가, 무죄를 받게 해 주겠다던가, 문제가 되는 돈을 전부 받게 해 주겠다던가 등 의뢰인이 들으면 혹할 제안을 하는 변호사는 사건을 객관적으로 분석하지 않고, 인맥 등 비법률적인 요소로 사건을 처리하고자 하는 부류의 전문가이다. 


소송, 법률적 쟁송은 생물처럼 변수에 의해 결과가 달라질 수 있고, 사람이 수행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결과를 어림짐작할 수 있을 뿐, 확실성을 사전에 담보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실성을 의뢰인에게 주입하는 변호사는 기피해야 한다. 


"물은 100도에서 1도만 부족해도 끓지 않는다". 1%의 가능성이 100%의 확실성이 될 수 있는 것이 인생이다. 분쟁 역시 인생의 일부일 뿐이다. 


5 광고비를 엄청나게 지출하는 변호사는 기피해야 한다!


광고와 정보, 노이즈와 정보를 구별하는데 매우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변호사에 관한 정보 역시 마찬가지이다. 광고대행업체를 통해 뉴스형 광고, 기사형 광고, 포스팅 품질이 떨어짐에도 파워블로거의 포스팅을 이용한 광고 등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노이즈와 광고가 만연하다. 


각종 키워드 검색으로 광고창에 많이 노출되는 로펌, 변호사의 경우, 과중한 광고비 부담으로 인해 사건을 박리다매로 수임해야 하기 때문에 사건에 할애하는 노력과 시간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구글, 네이버, 다음, 유튜브 등등 광고, 스폰서 등의 표시가 있는 경우에는 광고에 해당하고, 다만, 광고를 통해서도 양질의 컨텐츠는 있기 때문에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 


6 의뢰인과의 소통정도,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변호사를 선임하라!


사건을 변호사에게 일임하지만 사실관계, 증거의 수집, 제출, 일정관리 등 의뢰인이 관심을 가져야 하고, 변호사가 사건별, 일정별로 주기적으로 의뢰인에게 고지해 주고, 진행상황을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사건을 위임하고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변호사가 설명, 고지를 게을리하게 되고, 진행과정과 관련해 의뢰인이 손수 챙겨야 한다면 변호사를 선임한 이유가 반감된다. 상담시 소통방법과 정도 등에 대해 설명을 들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7 적정 수임료, 성공보수를 제시하는 비교적 윤리적 양심을 가진 변호사를 선임하라!


변호사의 수임료는 이력, 경력, 전문성, 지역 등에 따라 달라지고, 업무분량, 난이도 등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합리적이고 적정한 수임료는 있는 법이고 너무 저렴한 것도 너무 비싼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변호사 업계에도 통상적인 관행과 수임료책정 등이 있기 마련이기 때문에 발품을 팔아서 비교대조해 보아야 한다. 


물론, 고액의 수임료는 더 좋은 법률서비스를 제공받을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그만큼 사건을 덜 수임해도 되기 때문에 해당 의뢰인의 사건에 할애할 시간과 노력이 증가하게 된다. 


8 간결한 설명에 의한 이해가 되는지를 점검하라!


상담을 통해서 해당 변호사의 전문성, 적극성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상담을 해 보면 쉽게 이해되고 진행방향, 의뢰인의 역할과 변호사의 업무내용 등에 대해 손쉽게 파악된다면 그 변호사는 확실하게 "알고" 있는 변호사일 가능성이 높다. 


실력이 있을수록 설명은 쉽다. 잘 모르면 어려운 단어를 사용하고 듣고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런 변호사와의 상담에서 변호사의 실력을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다. 


구체적인 사례

A는 2015. 7.경 검사를 퇴직하고 2015. 12.경 검사재직시 직접 기소했던 피고인을 만나 "공판검사의 구형을 낮출 수 있도록 해 주겠다"라고 말하여 피고인으로부터 3,000만원을 지급받았다. 


2. A는 2016. 9.경 수사를 받고 있던 B에게 부장검사에 대한 청탁명목으로 1억 5,000만원을 지급받고 2017. 9.경 수사를 받고 있던 C에게 수사무마 명목으로 8,000만원을 지급받았다. 


판결의 결과


서울중앙지방법원(2021고단4857)은 A에 대해 검사구형 축소 명목으로 지급받은 점과 관련하여 징역 3년, 추징금 2억 6,000만원을 선고하였다. 다만, 구속사유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법정구속은 면해 주었다. 


1 A는 공무원(검사)이 수행하는 업무와 관련하여 청탁, 알선 명목으로 금원을 지급받았고 피해자들을 기망한 점이 인정되고, 


2 A가 전직 검사출신이라는 이유로 수사기관에 청탁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해 구형을 낮추거나 수사를 무마시켜 주겠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것은 죄질이 좋지 않으며,


3 형사사법 관련한 공직자들의 공정성, 청렴성을 의심받게 하고, 정당한 수사결과를 마치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의뢰인에게 유리하게 할 수 있는 결과인 것처럼 기망한 점 등


이와 같은 이유로 실형을 선고하였다. 다만, 아직 A에 대한 2심, 3심 등의 결과가 있을 수 있어 추이를 지켜보아야 한다. 

구독과 좋아요는 큰 힘이 됩니다!

https://youtu.be/pY1mdwPI678


매거진의 이전글 우울한 기분, 우울증에 대한 고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